'경영학계의 시인'으로 불리는 제임스 마치 스탠퍼드대 명예교수.그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경영 대가들이 뽑은 대가'에서 피터 드러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경영 구루(스승)입니다. 리더십과 기업경영 노하우를 문학 작품과 연결하며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는 사회과학의 영역을 뛰어넘는 성찰로 경영학계에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영감을 불어넣습니다. 경영학뿐만 아니라 교육ㆍ정치학ㆍ사회학 분야의 교수직을 함께 맡을 정도로 해박한데다 직접 시를 쓰고 영화 제작에도 참여한 '감성형 리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몰려들지요.

그가 스탠퍼드대학에서 펼친 리더십 명강의를 정리한《문학에서 배우는 리더의 통찰력》(이다미디어)이 이번주에 번역돼 나왔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버나드 쇼의 <성녀 잔 다르크>,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등 문학고전을 통해 리더십의 유형을 분석하고 리더의 역할을 조명한 책입니다. 잔 다르크를 통해서는 리더의 천재성을 발견하고,돈키호테에게는 영웅적 행동과 꿈을 되비춰보는 방식이지요.

특히 <오셀로>에서는 리더의 사생활과 공적인 의무 관계를 깊숙하게 다뤘습니다. 작품 속 오델로는 모범적인 사생활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를 권력자에게 부여하는 동시에 그의 공적에 대해서는 귀족 작위나 높은 사회적 지위 등으로 보답해줘야 한다는 '귀족주의적 개념'의 리더십을 구현했군요.

마치 교수는 또 "사람들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천부적인 통찰력을 지녔거나,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보이 스카우트'형 리더에게 찬사를 보낸다"면서 "그래서 리더는 단기적으로는 영리해야 하고,장기적으로는 순진한 이미지를 만들어 신망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도 들려줍니다.

막지막 부분에 나오는 '배관공사'와 '시' 이야기가 가장 눈길을 끕니다.

"리더십에는 두 가지 근본적인 차원이 있다. 하나는 '배관공사'다. 이는 이미 잘 알려진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능력이다. 또 하나는 '시적 통찰력'이다. 이 시적 통찰력이 리더의 위대한 행동을 불러일으키며 알려지지 않은 길을 탐험하게 하는 것이다. "

어떻습니까. 올여름 휴가 때 배낭 속에 꼭 넣어갈 필수 목록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고두현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