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이란은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이 참석한 가운데 이란 핵문제를 놓고 회담을 가졌으나 큰 성과 없이 끝났다. 양측은 2주 후께 추가 협상을 열기로 했다.

20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EU를 대표로 한 서방 진영은 이번 회담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이란 추가 제재 중지 등을 조건으로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 활동의 동결을 촉구했으나 이란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대표는 "건설적인 회담이었으나 우리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관해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이드 잘릴리 이란 핵협상 대표는 "몇몇 이슈들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냈지만 이란은 서방국들에 대화를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 만나 '추가 협상시 우라늄 농축 동결 문제도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이란은) 오로지 양측 패키지의 공통 부분을 놓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해 핵동결 문제에 관한 협상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그동안 이란은 자국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 원자력 발전을 위한 평화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해 온 반면 서방 진영은 핵무기 개발을 위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해 왔다.

미국 측에서는 이번 회담에 1980년 이란과 국교를 단절한 이후 고위 관리로는 처음으로 윌리엄 번스 국무부 정무차관이 참석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제네바 회담 직후 성명을 내고 "이란은 이제 협력이냐 대립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라며 "협력은 모두에게 이익을,대립은 더 깊은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