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를 자임하는 사람들은 요즘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기상청의 날씨 예보를 보면서 '동병상련'을 느낄 것 같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제유가가 급락세로 돌변하고 국내 주가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확대돼 내일 시장을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지경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한때 달러당 1000원 선 밑으로 떨어졌던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주 야금야금 올랐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이 언제 단행될지 알 수가 없다. 금리는 단기물이 뛰는 반면 장기물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주도 이런 양상이 지속될지 관심이다.

시장이 혼란스러운 때 일수록 생산과 판매 소비 등 경제의 기본활동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하는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서 최근 경제주체들의 심리지표 악화가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교역조건은 얼마나 악화되고 있는지,실질소득은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국내 경제가 지난 2분기까지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이자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은 떨어지고,사업이 잘 안돼 중산층과 서민층의 생활이 갈수록 궁핍해지고 있다.

정부는 22일 민생안정대책 차관회의,24일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민생안정대책회의를 열고 고유가 대책 및 서민생활안정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얼마나 실속있는 대책들을 내놓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금강산 관광객 총격피살 사건과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 등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주목된다. 북한이 어떤 의도를 갖고 총격을 가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금강산 관광은 물론 개성관광마저 중단되고 개성공단 사업도 흔들릴 수 있다. 일본의 독도 도발 역시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장외 촛불집회에서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공기업 특위도 오는 24일과 25일 국회에서 열린다. 정부는 전체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민영화 방안을 일괄 발표하기 보다는 부처별로 추진키로 했지만 민주당은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을 태세다.

나라 밖에서는 미국의 신용위기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주택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는 한 미국의 신용위기는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어떤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