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청와대 참모진이 구성된 지 20일로 한 달을 맞았다. 수석비서관과 비서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정길 대통령 실장 주재로 워크숍을 갖고 그동안 활동 결과를 평가하고 국정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청와대 참모진은 국정운영 부분에 대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3가지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조용하게,꾸준히,긴 호흡으로 가자는 것이다.

쇠고기 파문 등 대처 과정에서 단기적 대응에 급급 했다는 반성이 깔려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현안에 대한 여론의 분열상이 심할 뿐만 아니라 쓴소리들이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어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갖고 차분하게 가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치게 여론의 흐름에 눈치를 봤는데 그러다 보니 청와대 나름의 중심을 잡지 못해 온 것도 사실"이라며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독도 문제의 경우,강경 일변도였다가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키로 한 것은 이런 차원이다.

주요 정책의 경우 청와대는 큰틀의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 마련과 집행은 각 부처에서 하도록 했다. 물론 그 책임도 부처 장관이 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국론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은 뒤로 미루고 우선은 '안정'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기업 개혁은 갈등이 덜한 것부터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낸 뒤 차근 차근 추진해 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게 대표적 예다.

그러나 비판도 나온다. 자칫 '컨트롤 타워 기능'이 약화되면서 청와대의 전반적인 국정장악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워크숍 후 만찬에서 "국민들이 나를 대통령으로 지지해 준 것은 역경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려 일자리를 창출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바라는 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경제 살리기에 혼신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