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ㆍ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뉴욕 런던 뭄바이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대폭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에는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기고한 '세상의 종말이 곧 온다'라는 칼럼을 통해 "세계의 부동산 시장은 거의 모든 곳에서 약세장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인플레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지만 현재 부동산 가격은 지나치게 오른 상태"라며 "물가는 상승하겠지만 부동산 가격은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에는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고점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일부 도시들의 경우엔 절반 수준까지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2003년 이후 3배가량 오른 홍콩의 호화 부동산은 고점에 비해 반토막날 수 있다"며 "가격을 상당히 낮춰서라도 매도할 것"을 권했다. 시에는 홍콩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근거로 △홍콩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증시의 약세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위축될 가능성 △중국 경제의 침체국면 진입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세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형성된 근본 원인으로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지나친 팽창을 들었다. 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고유가에 대처하기 위해 화폐 발행을 늘리고 있는데 대해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에는 "고유가로 경제 하강은 가속화되고 유동성은 부동산 버블이 낀 도시에서 석유 수출업자들의 수중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라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들이 화폐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유동성 증가가 오히려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비판했다.

이마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