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장 조성 첫삽 뜬지 1년이나 지났지만…
자금난으로 공사중단 '파행'…대회개최 불투명

전남도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J프로젝트) 선도사업으로 추진 중인 2010년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이 자금난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전남도 등이 중심이 된 'F1 특별법'이 이달 말 국회에 재발의될 예정이지만 사업 타당성과 다른 지방자치단체 사업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지난 17대 국회에서 무산된 바 있어 F1사업의 정상화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작년 7월 착공식을 가진 F1경기장 조성공사가 좀처럼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가 약 3년이 걸리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작년 7월 말 영암군 삼호읍 일대에서 서둘러 착공식을 가졌으나 지난 1년 동안 실제로 공사가 이뤄진 기간은 고작 5개월여에 불과하다. 시행처인 KAVO(Korea Auto Valley Operation)가 공사자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착공식을 가진 지 4개월여 만인 작년 11월 비로소 공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5월 말부터 지난 7일까지 40여일간 공사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시공업체 관계자들은 "협력업체에 밀린 공사비만 300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그동안 KAVO로부터 받은 공사비는 두 차례에 걸쳐 16억원이 전부"라고 밝힐 정도다.

자금 문제는 앞으로도 F1사업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F1 전체 사업비는 대략 4000억원.전남도는 SK건설과 농협, 신한·광주은행을 KAVO의 주주사로 끌어들여 자금확보 문제를 협의 중이다. 도 관계자는 "조만간 주주들이 60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하고 나머지 공사비도 지분만큼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마련하기로 합의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5월에 시작된 주주 간 협의는 이 같은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만 2개월여를 허비했다. 더구나 대출조건이나 출자시기 등 가장 민감한 사안들을 남겨두고 있어 실제로 공사비를 완전히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사 차질로 2010년 F1 대회를 열지 못하더라도 협약에 따라 전남도는 대회주관기관인 FOM에 360억원 대회 개최권료를 물어줘야 한다. 기한 내 공사완공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농림부 소유의 430만㎡ 규모 F1 부지는 바다를 매립한 간척지로 적어도 1년여의 연약지반 처리가 필수적인 곳이다. 전남도는 FOM의 경기장 실사 전에 당초 계획했던 최종점검과 리허설을 생략하면 기한 내 완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이어 조만간 다시 제출될 F1 지원법의 국회통과도 불투명하다. 이 지원법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회 개최권료와 주변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내용으로 담고 있어 전남도로서는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회 개최료 1200억원에 대한 정부지원 등의 내용은 다른 기업도시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여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무안=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