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특수부가 20일 동양그룹이 한일합섬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배임 등의 혐의로 동양메이저 건설부문 대표 추연우 부사장(49)을 구속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추 부사장은 작년 2월 당시 법정관리 중이던 한일합섬 부사장 이 모씨에게 인수기업으로 동양메이저를 추천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십수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추 부사장이 인수절차가 완전히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일합섬의 주식을 담보로 인수자금을 조달한 뒤 이 회사를 동양메이저에 합병했고,합병 후 한일합섬 자산으로 이를 되갚는 방식(LBO:Leveraged Buy Out:자금차입에 의한 기업인수)을 사용한 만큼 배임 혐의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법원은 최근 LBO방식이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으며 정홍희 전 스포츠서울21 회장도 이런 방식으로 골프장 등을 인수한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됐다.

이에 대해 동양메이저 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검찰의 주장과 달리 추 대표가 이 모 부사장에게 건넨 돈은 한일합섬의 시공권 문제를 인수 전에 해결한 데 대한 경영자문료"라며 "그게 일종의 뇌물이었다면 어떻게 계약서를 쓰고 회사에서 통장으로 송금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인수자금을 대출하는 'LBO방식'이라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계약 전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으로 인수대금을 갚은 게 아니라 2007년 1월 한일합섬 인수계약이 이뤄진 뒤 그 해 5월 대출금을 상환한 만큼 이 자산은 당연히 동양메이저의 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양메이저 측은 "사전에 충분한 법률 검토를 거친 만큼 조만간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해 오해를 풀겠다"고 밝혔다.

이해성/김동민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