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코스닥기업들이 돈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유상증자는 물론 부동산 매각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우수씨엔에스는 21일 그동안 추진했던 부동산 매각작업이 무산됐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30일 토지와 본사 건물을 묶어 13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고 지난 18일 잔금 117억원을 받기로 했지만 매수자(모비어스비오이) 측에서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수씨엔에스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데다 금리 부담이 커지며 거래 상대방이 매입을 포기했다"며 "모비어스비오이와 협상을 계속하는 한편 새로운 매수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23일 부동산펀드에 토지 등을 210억원에 넘기기로 한 아이즈비전도 잔금기일을 최초 5월30일에서 두 차례 연기하며 현재는 10월 말까지 늦춘 상태다. 아이즈비전 관계자는 "펀드에 포함된 다른 부동산에 대해 가입자들 간 이견이 생겨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나 주식 관련사채 등을 통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부동산 매각마저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주에만 코스닥기업 가운데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유상증자 공모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는 모티스 코스모스피엘씨 비엔알엔터프라이즈 등 3개사에 달한다.

게다가 이전에 발행한 주식 관련사채의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 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엔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인 도움이 지난해 발행한 CB의 풋옵션 행사대금 115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신용등급이 추락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현재는 경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태"라며 "자금에 여유가 있는 회사라면 시장이 안정된 이후에 자금 유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