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악질 형사와 절도범, 예측불허 두뇌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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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이에는 이'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솜씨좋게 빚은 형사 액션물이다.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는 어디로 전개될지 예측을 불허한다. 범죄 액션물이면서도 냉기 대신 온기를 머금고 있고 주제 의식도 선명하다. 선악을 초월한 캐릭터들은 인간 본성을 되돌아보게 만들며,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돈'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친구''똥개''사랑' 등에 묻어났던 투박하고도 거친 분위기는 잦아든 대신 경쾌하고 재빠른 액션이 전편을 관통한다. 여기에 '입심좋은 이야기꾼' 곽 감독의 능력이 잘 조화됐다.
대낮 서울 도심에서 신용금고 현금 수송차량이 강탈되고 제주도 공항에서도 밀수 금괴 600㎏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두 절도 사건은 경찰의 눈앞에서,그것도 베테랑 백반장(한석규)의 이름을 사칭해 일어난다. 수사에 나선 백 반장은 범인 안현민(차승원)을 아슬아슬하게 놓치기를 반복하다 어느 순간,그로부터 목숨을 건 제안을 받는다.
형사와 범인의 흔한 맞대결 구성 같지만 여느 형사 영화와는 다르다. 우선 피튀기는 싸움이 아니라 철저한 두뇌 게임으로 진행된다. 관객들은 흥미진진하게 대결을 감상할 수 있다.
캐릭터들도 선악의 도식으로 짜여진 전형성을 벗어나 입체적이다. 절도범은 훔친 돈을 가난한 부하들과 나누고 스스로 위험을 무릅쓴다. 백 반장은 범인 검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질 형사다. 피해자인 금융 권력(송형창)은 돈을 위해 몹쓸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그런 의미에서 범죄를 사회악의 차원에서 접근했던 한국 형사 액션물의 계보에서 벗어나 있다. 곽 감독의 지적대로 '부호의 돈을 터는 게임'이란 점에서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 가깝다. 차량 질주 등 액션신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오션스 일레븐'과 달리 형사에 상당한 역할을 부여했다. 백 반장은 선악의 심판자이면서도 보통 인간의 정서를 대변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때문에 수사관의 존재는 거의 없고 치밀한 절도행각에만 초점을 둔 '오션스 일레븐'에 비해 내러티브가 훨씬 풍성해졌다. 15세 이상,31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친구''똥개''사랑' 등에 묻어났던 투박하고도 거친 분위기는 잦아든 대신 경쾌하고 재빠른 액션이 전편을 관통한다. 여기에 '입심좋은 이야기꾼' 곽 감독의 능력이 잘 조화됐다.
대낮 서울 도심에서 신용금고 현금 수송차량이 강탈되고 제주도 공항에서도 밀수 금괴 600㎏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두 절도 사건은 경찰의 눈앞에서,그것도 베테랑 백반장(한석규)의 이름을 사칭해 일어난다. 수사에 나선 백 반장은 범인 안현민(차승원)을 아슬아슬하게 놓치기를 반복하다 어느 순간,그로부터 목숨을 건 제안을 받는다.
형사와 범인의 흔한 맞대결 구성 같지만 여느 형사 영화와는 다르다. 우선 피튀기는 싸움이 아니라 철저한 두뇌 게임으로 진행된다. 관객들은 흥미진진하게 대결을 감상할 수 있다.
캐릭터들도 선악의 도식으로 짜여진 전형성을 벗어나 입체적이다. 절도범은 훔친 돈을 가난한 부하들과 나누고 스스로 위험을 무릅쓴다. 백 반장은 범인 검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질 형사다. 피해자인 금융 권력(송형창)은 돈을 위해 몹쓸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그런 의미에서 범죄를 사회악의 차원에서 접근했던 한국 형사 액션물의 계보에서 벗어나 있다. 곽 감독의 지적대로 '부호의 돈을 터는 게임'이란 점에서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 가깝다. 차량 질주 등 액션신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오션스 일레븐'과 달리 형사에 상당한 역할을 부여했다. 백 반장은 선악의 심판자이면서도 보통 인간의 정서를 대변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때문에 수사관의 존재는 거의 없고 치밀한 절도행각에만 초점을 둔 '오션스 일레븐'에 비해 내러티브가 훨씬 풍성해졌다. 15세 이상,31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