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그라살레마에서 관광객들이 쇠창살에 매달려 지나가는 소를 피하고 있다. 소떼를 길에 풀어 놓고 사람들이 같이 달리는 이 지역 축제 '토로 데 케르다'(황소의 밧줄)의 한 장면이다.

이 축제의 이름에 그 기원이 담겨있다. 언제부터인가 그라살레마 마을 소장수들은 7월이 오면 소들에게 '여름휴가'를 준다.

날도 더운데 늘 묶여 있는 소들이 안쓰러워 밧줄을 풀어놓는 것이다.

소들은 운동도 하고 바깥의 신선한 풀도 뜯어 먹으며 짧은 휴가를 보낸다. 이런 전통이 어느새 축제로 자리잡는다. 요즘은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소와 함께 거리를 질주한다.

옛 소장수들의 어여쁜 마음이 스페인 남부 작은 촌 마을을 유명한 관광지로 발전시킨 셈이다.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