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 "혜초 흔적 찾아 인도ㆍ이란까지 세번이나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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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장편소설 '혜초' 출간
"혜초는 승려이면서도 여행가다운 면모를 지녔습니다. 대부분의 승려들은 인도에서 멈췄지만 혜초는 당시 페르시아까지 발걸음을 옮겼거든요. "
작가 김탁환씨(40·사진)가 새 장편소설 ≪혜초≫(전2권,민음사)를 내놨다. 신라시대의 승려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을 써내려간 과정을 객관적인 사실에 소설적 상상력을 보태 만든 작품이다.
소설은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혜초가 고선지 장군을 만나는 현재 이야기와 그가 양피지에 남겨 놓았던 과거의 여행기가 교차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혜초가 723~727년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중앙아시아,인도,페르시아를 여행한 모습이 담겨 있다.
김씨는 22일 서울 광화문 근처 식당에서 "한 글자 한 글자가 모여 한 편의 긴 작품을 완성하듯 한 걸음 한 걸음을 디뎌 오랜 여행을 시작하고 마친다는 점에서 혜초의 여행과 나의 글쓰기는 닮았다"고 말했다. 혜초가 인도를 목표로 길을 떠났지만 계획과 달리 이슬람 문화권으로 서진(西進)한 것처럼 작가가 글을 쓰면서 계획에 없던 방향으로 줄거리가 전개되는 경험을 한 것 역시 공통점이다.
실제로 그가 이번 작품을 쓰는 과정은 혜초의 구도여행만큼이나 힘겨웠다. '왕오천축국전' 말고는 혜초에 관한 역사적 기록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왕오천축국전'이 불교뿐 아니라 정세,지리,풍속,언어 등 8세기 인도,중앙아시아에 관한 유일한 기록이란 점에서 더욱 그랬다. 게다가 '왕오천축국전'은 혜초가 자신의 주관적 견해를 철저히 배제하고 썼기 때문에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지를 답사하는 길밖에 없었다.
김씨는 1억원가량의 비용을 대기 위해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화원형사업에 디지털 왕오천축국전 자료관을 만드는 명목으로 참여했고,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유물전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작업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혜초의 흔적을 찾아 세 번에 걸쳐 인도,중앙아시아,이란 등지를 답사했다. 혜초 연구 권위자인 문명교류사가 정수일 고려대 교수의 도움도 받았다.
"혜초의 발자취를 따라 가다 보니 그가 정말 날렵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왕오천축국전'의 루트를 4년 안에 주파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거든요. "
소설에는 '왕오천축국전'을 완성하는 과정 이상의 재미도 담겨 있다. 작가는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도착 시간을 밝힌 곳 '구자'가 고구려의 후예인 고선지 장군이 서역 원정의 발판으로 삼았던 곳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소설 속에서 혜초와 고선지의 만남을 성사시킨 다음 훗날 고선지의 서역 원정 성공이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덕분이었다고 설정한다. 고선지 외에 가상 인물인 신라 상인 김란수와 서역 무희 오름도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문명 교류의 방법에는 종교,전쟁,무역 세 가지가 있는데 혜초,고선지 장군,김란수를 통해 이것을 대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내면서 답사팀이 혜초의 흔적을 좇는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혜초≫ 공식 홈페이지(hyecho.minumsa.com)를 통해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소설과 작가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혜초≫를 영상화한 예고 동영상,'왕오천축국전' 원문,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여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혜초는 승려이면서도 여행가다운 면모를 지녔습니다. 대부분의 승려들은 인도에서 멈췄지만 혜초는 당시 페르시아까지 발걸음을 옮겼거든요. "
작가 김탁환씨(40·사진)가 새 장편소설 ≪혜초≫(전2권,민음사)를 내놨다. 신라시대의 승려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을 써내려간 과정을 객관적인 사실에 소설적 상상력을 보태 만든 작품이다.
소설은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혜초가 고선지 장군을 만나는 현재 이야기와 그가 양피지에 남겨 놓았던 과거의 여행기가 교차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혜초가 723~727년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중앙아시아,인도,페르시아를 여행한 모습이 담겨 있다.
김씨는 22일 서울 광화문 근처 식당에서 "한 글자 한 글자가 모여 한 편의 긴 작품을 완성하듯 한 걸음 한 걸음을 디뎌 오랜 여행을 시작하고 마친다는 점에서 혜초의 여행과 나의 글쓰기는 닮았다"고 말했다. 혜초가 인도를 목표로 길을 떠났지만 계획과 달리 이슬람 문화권으로 서진(西進)한 것처럼 작가가 글을 쓰면서 계획에 없던 방향으로 줄거리가 전개되는 경험을 한 것 역시 공통점이다.
실제로 그가 이번 작품을 쓰는 과정은 혜초의 구도여행만큼이나 힘겨웠다. '왕오천축국전' 말고는 혜초에 관한 역사적 기록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왕오천축국전'이 불교뿐 아니라 정세,지리,풍속,언어 등 8세기 인도,중앙아시아에 관한 유일한 기록이란 점에서 더욱 그랬다. 게다가 '왕오천축국전'은 혜초가 자신의 주관적 견해를 철저히 배제하고 썼기 때문에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지를 답사하는 길밖에 없었다.
김씨는 1억원가량의 비용을 대기 위해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화원형사업에 디지털 왕오천축국전 자료관을 만드는 명목으로 참여했고,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유물전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작업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혜초의 흔적을 찾아 세 번에 걸쳐 인도,중앙아시아,이란 등지를 답사했다. 혜초 연구 권위자인 문명교류사가 정수일 고려대 교수의 도움도 받았다.
"혜초의 발자취를 따라 가다 보니 그가 정말 날렵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왕오천축국전'의 루트를 4년 안에 주파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거든요. "
소설에는 '왕오천축국전'을 완성하는 과정 이상의 재미도 담겨 있다. 작가는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도착 시간을 밝힌 곳 '구자'가 고구려의 후예인 고선지 장군이 서역 원정의 발판으로 삼았던 곳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소설 속에서 혜초와 고선지의 만남을 성사시킨 다음 훗날 고선지의 서역 원정 성공이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덕분이었다고 설정한다. 고선지 외에 가상 인물인 신라 상인 김란수와 서역 무희 오름도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문명 교류의 방법에는 종교,전쟁,무역 세 가지가 있는데 혜초,고선지 장군,김란수를 통해 이것을 대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내면서 답사팀이 혜초의 흔적을 좇는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혜초≫ 공식 홈페이지(hyecho.minumsa.com)를 통해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소설과 작가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혜초≫를 영상화한 예고 동영상,'왕오천축국전' 원문,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여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