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암묵적인 국제유가 상한선은 '배럴당 150달러'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유가는 22일 장중 4달러 이상 급락하며 하루 만에 다시 130달러대 밑으로 떨어졌다.

런던의 석유전문 컨설팅사인 센터 포 글로벌 에너지 스터디스(CGES)는 21일 월간 보고서에서 "OPEC이 유가 상한선을 찾는 것처럼 보인다"며 "최근 유가가 (장중 배럴당 147달러를 찍고) 급락한 것을 보면 OPEC이 상한선을 (배럴당) 150달러로 보는 듯하다"고 밝혔다. OPEC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경우 석유 수요 둔화를 초래,산유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 이면에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르는 것은 용인하겠다는 의미도 동시에 담고 있다.

실제로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은 이날 아랍 석유.광산.화학산업연합이 주최한 회의에 참석,"세계 석유 재고량은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하다"며 석유 수입국들의 증산 요구를 일축했다. OPEC은 전 세계 석유 공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OPEC은 오는 9월9일 회의에서 4분기 석유 생산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1987년 블랙먼데이를 예고해 '닥터 둠(Dr.Doom)'이란 별칭을 얻은 약세장 예측 전문가 마크 파버는 이날 "전 세계 경제가 확장의 끝자락에 있다"며 "이에 따라 수요가 줄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 유동성 감축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모든 투자 자산에 불리한 소식"이라며 원유 외 다른 상품 가격도 급속한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2.16달러(1.7%) 상승한 배럴당 131.04달러에 마감,나흘 만에 반등했다. 지난 주말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 핵 회담이 별 성과 없이 끝난 때문이다. 하지만 22일 장중 127달러까지 밀리는 등 급락세로 돌아섰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