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다음이 운영하는 이메일 서비스인 '한메일'이 로그인 오류를 일으켜 한메일을 사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메일함이 무작위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메일 계정의 '받은 메일함'과 '수신확인' 목록에 다른 사람이 받은 메일 제목들이 그대로 드러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다음 한메일은 22일 오후 3시30분부터 30여분간 오작동 사고가 발생,접속한 가입자에게 본인의 계정이 아닌 제3자의 이메일함이 열렸다. '받은 메일함'을 누른 순간 인터넷 쇼핑몰의 주문 내역서,업무상 주고 받은 문서,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날아온 공지 메일 등의 제목이 화면에 그대로 떴다.

본문이 아닌 제목과 메일 리스트만 노출됐지만 이메일 제목이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주요 정보와 프라이버시가 침해받을 수 있어 이번 사고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새로 고침' 버튼을 누르거나 '받은 메일함' 메뉴를 클릭할 때마다 매번 다른 가입자의 새로운 메일함이 열려 피해자 숫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55만명 가량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메일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자 이날 오후 4시께 이메일 접속을 완전히 차단했다가 1시간 뒤인 오후 5시께 메일 서비스를 재개했다.

다음 관계자는 "한메일의 메일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파악 중"이라며 "서비스 장애 유형을 볼 때 이번 사고가 해킹에 의해 발생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