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해안가 초소가 한밤중에 붕괴돼 경계근무 중이던 군인 3명이 숨졌다.

23일 0시께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동배 1리 해안가 절벽에 위치한 해병대 초소 지붕이 붕괴돼 초소 내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주모 상병(22)과 이모 이병(20) 등 군인 3명이 매몰 또는 추락해 군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사고가 난 군 초소는 가로 2.6m, 세로 2.4m, 높이 2.5m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며 지붕상판은 가로 4m, 세로 3m, 두께 15㎝로 1970년대 지어졌다. 지붕 위에는 10㎏짜리 모래주머니 40여개와 TOD(열영상감지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사고 후 이 초소는 지붕상판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외벽 일부도 무너진 상태다. 주 상병은 건물파편에 튕기면서 7m 높이의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숨졌고 나머지 2명은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가 난 초소는 근무자들이 있는 소초에서 바닷가쪽으로 300여m 떨어져 있으며 부대 내에 위치해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통제지역이다.

현장을 목격한 손모 병장(22)은 "자정께 교대 근무를 위해 초소에 가보니 초소가 완전히 무너진 채 2명이 매몰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군은 1970년대에 만들어진 초소가 낡고 해풍에 따른 부식 등으로 지붕 위에 있는 모래주머니와 장비 등 수백㎏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보고 합동수사반을 편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부대 측은 유족들과 협의해 이들 3명에 대해 사단장장(葬)으로 영결식을 치르고 국립현충원에 안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