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6일 닷새간 일정으로 취임 후 첫 여름 휴가를 떠난다.

2006년 6월 말 서울시장 퇴임 직후 대권 레이스를 시작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온 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노 홀리데이'를 선언하고 제대로 쉬지 못했던 상황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갖는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이 대통령은 이번주 토요일부터 4박5일간 휴가를 갖기로 했다"며 "지방에 있는 군 휴양시설을 이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영부인 김윤옥 여사 이외에 외아들 시형씨,딸 내외와 손자들이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독도 파문,어려워진 경제 사정 등을 감안해 휴가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비서진의 만류로 1주일에서 5일로 단축해 다녀오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 대통령은 휴가기간 중 시집을 비롯한 문학 작품을 주로 읽을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고 예전에 시 낭송에 참여하는 등 문학 작품에 관심을 가져 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동지상고 재학시절 문예부에서 활동했다. 한 참모는 문학 작품을 선택한 것과 관련,"취임 이후 여러 악재들로 인해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8ㆍ15 광복절 겸 건국 60주년 기념일 경축사를 통해 전달할 메시지를 정리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휴가지인 군 휴양시설에 소규모 골프장이 있지만 이 대통령은 라운딩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