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생활비가 세계 143개 주요 도시 가운데 다섯 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홍콩 싱가포르 베이징 타이베이 등 아시아권 경쟁 도시들보다 높은 순위다.

글로벌 인사ㆍ조직 컨설팅 회사인 머서는 지난 3월 이들 도시에 파견된 각국 주재원들의 주택 교통 음식비 등 200여개 항목을 바탕으로 생활비 지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발표했다.

미국 뉴욕(지수 100ㆍ22위)을 기준으로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도시는 러시아 모스크바(142.4)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 도쿄,영국 런던,노르웨이 오슬로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3위에서 2계단 하락한 서울(117.7)은 도쿄,런던에 비해 생활비 수준이 낮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 도시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주요 도시보다 여전히 비쌌다.

아시아권에서 서울보다 생활비가 싼 주요 도시는 중국 홍콩(6위),일본 오사카(11위),싱가포르(13위),중국 베이징(20위)과 상하이(24위),대만 타이베이(63위),태국 방콕(105위) 등이었다. 홍콩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타이베이는 15계단 떨어졌으나 싱가포르는 한 계단 올랐다. 베이징은 순위 변동이 없었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덴마크 코펜하겐(7위),스위스 제네바(8위)와 취리히(9위),프랑스 파리(12위),네덜란드 암스테르담(25위),독일 프랑크푸르트(40위),캐나다 토론토(54위)와 밴쿠버(64위),미국 샌프란시스코(78위)와 워싱턴DC(107위) 등의 순이었다. 북미를 통틀어 50위 안에 드는 도시가 뉴욕밖에 없는 것도 눈길을 끈다. 뉴욕은 지난해 15위에서 7계단 낮아져 생활비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머서 관계자는 "미국 대부분 도시의 순위가 50위권 아래로 밀려 생활비가 싼 것으로 평가된 것은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게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생활비가 가장 싼 도시는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으로 지난 6년간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미국 세인트루이스(120위),중국 톈진(123위),미국 디트로이트(127위),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138위),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140위) 등의 생계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머서가 해마다 실시하는 생활비 조사 결과는 각국 기업이 해외 파견 직원들의 체재비 및 급여를 책정할 때 활용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들의 참고 지표로도 활용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