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조8000억원을 들여 연간 생산량 200만t 규모의 후판(厚板) 생산 공장을 광양제철소에 짓는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의 후판 생산량은 연간 700만t 이상으로 불어나 세계 1위 후판 생산업체로 올라선다. 이에 따라 고질적인 국내 조선업체들의 후판 부족 현상도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23일 광양제철소에서 이구택 회장과 박준영 전남지사,이성웅 광양시장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후판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완공 시점은 2010년 7월이다. 포스코가 광양에 후판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부동의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산업의 후판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필요한 후판을 국내에서 구하지 못해 한 해 600만t 가량의 후판을 수입해 쓰고 있다.

배를 만드는 데 쓰이는 조선용 후판의 국내 수요는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개발국의 고성장에 따른 해상 물동량 증가로 선박 수요가 늘어 2007년 750만t에서 2010년에는 1200만t에 이를 것으로 포스코는 내다봤다. 비(非)조선용 후판 수요도 해외 대형 플랜트 수주가 늘고 고유가로 인한 유전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같은 기간 320만t에서 370만t으로 15%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제철소에 3곳의 후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곳의 연간 생산량은 430만t.광양 후판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포항제철소 후판 공장의 설비 증설 공사가 끝나는 2011년에는 연간 생산량을 지금보다 70%가량 늘어난 총 725만t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지난주 200만t 규모의 제강 공장을 짓기 시작한 데 이어 후판 공장도 착공함에 따라 전체 조강생산 능력을 3년 안에 4000만t으로 확대,세계 2위 철강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올해에만 총 6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광양 후판 공장 증설은 국내 조선 및 중공업 회사들 뿐만 아니라 광양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후판 공장 건설에는 하루 평균 2000명,공사기간 중 총 120만명의 건설인력이 투입된다"며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인근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