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최대 2조원 투자펀드 조성…서브프라임 등 美부실채권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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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최대 2조원 규모의 미국 부실채권(NPLㆍNon Performing Loan) 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펀드를 조성한다. 여기에는 신한은행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과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IB)인 메릴린치 등 국내외 금융회사가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미 NPL투자를 위한 펀드조성을 위해 신한은행 미래에셋증권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메릴린치와도 공동투자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캠코는 향후 시장상황에 맞춰 펀드규모를 2조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금이 투자적기" 판단
NPL투자는 금융기관의 대출채권 중 부도나 가계의 파산으로 회수가 어렵게 된 채권을 싸게 매입해 비싸게 되팔거나 추심을 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방식이다.
캠코는 연초부터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최대 600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부실채권이 발생함에 따라 현지 실사를 통한 투자기회를 모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캠코가 실제로 메릴린치를 포함,UBS 등 메이저 IB를 방문해 자산 매각 및 공동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캠코는 국내외 투자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연기금 공제회 은행 증권사를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1차로 10억달러 규모의 역외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일단 캠코와 신한은행이 각각 1차로 최소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추진 중 이며 우리금융지주도 우리투자증권 중심으로 1000억원 안팎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외환위기 당시 국내의 부실채권을 헐값에 거둬들인 외국계 IB들이 상당한 수익을 올렸던 것처럼 거꾸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미국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국내 한 은행의 IB담당자는 "해외 전문기관들이 연말까지 미국 부동산 가격이 향후 20%가량 추가 하락한 뒤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캠코 측은 일단 초기 투자대상으로 미국 IB가 보유한 부실채권을 우선적으로 매입한 뒤 점차 미국 상업은행이 보유한 부실 자산과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성급한 투자 우려도
일단 금융위원회 등 관계당국은 최근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캠코가 의욕만 앞세워 미국 부실채권 투자에 나서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투자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기와 투자대상의 적정성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투자공사(KIC)가 메릴린치에 대한 주식투자로 1조원가량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점도 금융당국으로서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캠코는 외환위기 이후 110조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성공적으로 정리하면서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이미 투자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연내에는 투자를 완결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