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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이 'IT(정보기술) 융합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성남은 몇 년 사이 강남 테헤란밸리로부터 이전해 오는 IT벤처기업들이 급증하면서 밀집도가 높아졌다. 중소기업청에서 지정한 전국 25개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가운데 벤처기업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뽑히기도 했다.

성남의 'IT융합도시'로의 변화는 전자부품연구원(KETI,원장 서영주)을 구심체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7월 KETI는 성남 IT기업과 SoC기술,나노센서,디스지털미디어 등 7개 기술 분야에 대한 산업혁신 클러스터인 '성남 기술혁신 네트워크'를 출범했다.

'성남 기술혁신 네트워크'는 성남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IT벤처기업들이 기술 정보를 상호 공유하고 개발된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성남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사업기간은 2007년 7월부터 20011년 6월까지며,총 117억원(성남시 97억원,참여기업 2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세부 사업내용은 크게 △산ㆍ연 R&D(연구개발) 공동 컨소시엄 운영 △기술혁신 네트워크 구축ㆍ운영 △풀 패키지 기술사업화 지원으로 구성됐다.

출범 1년을 맞은 '성남 기술혁신 네트워크'는 굵직굵직한 성과들을 거두고 있다. 참여기업 중 34개 기업이 약 187억원 규모의 중앙정부 및 지자체 공동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참여기업들은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기술검증 및 제품화,유통 등 전 단계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시키고 있다.

KETI는 성남에 IT의 싹을 틔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벤처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기술 분야별로 'TRM(기술혁신 로드맵)'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성남 기술혁신 로드맵을 토대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각 기업의 강점과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또 KETI의 핵심기술 이전 지원,'1인 1사'기술컨설팅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밖에도 탑나노시스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한 벤처를 중심으로 12개 기업에 대해서는 생산 및 개발자금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IR)를 지원,투자심사가 진행이다. KETI가 보유한 510여종의 테스트 장비도 기업이 활용할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성남의 '벤처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KETI는 지난 1년간의 성과에 힘입어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없이 성남시의 독자적인 'R&D 공동컨소시엄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기업부설연구소 설치 지원과 이전기술의 사업화 등 R&D 지원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원갑 KETI 기업지원실장은 "지난 수년간 성남대로를 중심으로 흩어진 벤처기업들의 연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KETI의 R&D 인프라와 기술네트워킹을 기반으로 성남의 분당야탑밸리가 한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혁신클러스터로 성장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