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선발 모의고사를 치르면서 법학 지식을 물었다는 논란에 휩싸인 고려대가 '반쪽짜리' 해명에 나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고려대 법대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주말 치른 심층면접 시험 문항 10개 중 2개 문항의 취지와 수험생의 예상 답안을 제시했다.

고대는 또 문항 설명에 덧붙여 '이번 시험은 로스쿨 3년 과정을 제대로 이수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법학지식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해명했다. 현행 로스쿨법은 선발 과정에서 수험생의 법학지식을 측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되레 의혹이 더 커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대가 이날 설명한 1번(외국인 이주 노동자 불법체류 신고여부)과 6번(이종교배 허용여부) 문항은 10개 문항 중 가장 법과 관련이 적다고 여겨졌던 것이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정작 법학 지식 측정 여부를 궁금해했던 다른 판례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며 로스쿨 준비 까페 등에 고대에 대한 비판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특히 20일 대면질의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안락사 문제를 최근 법적 사례를 들면서 답했더니 면접 교수가 '자네 사법고시 준비했었나'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비법학 출신이라도 법 공부를 한 사람을 선호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복기 연세대 법대학장은 "모든 사회 문제가 법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만약 문제 자체보다 법학 지식 여부에 따라 점수를 주게 된다면 이는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동진 교과부 지식서비스인력 과장은 "고대 모의고사 문제를 검토해 봐야 법 위반 여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 대학의 입시는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 문제는 교과부 소관인만큼 파악해 볼 사항"이라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