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 선뜻 라운드 약속을 잡기가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빗속에서도 라운드를 할 수는 있겠지만,맑은 하늘 아래에서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못할 거예요. 골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새벽부터 저녁까지,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할 수 있습니다. 페어웨이든 러프든 볼이 떨어진 곳에 상관없이 칠 수도 있죠.조건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골프만이 가지는 매력이 아닐까요.


그런데 플레이를 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언제나 조건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최선의 샷을 하기 위해선 일정한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칩샷의 경우에는 볼과 핀 사이에 장애물이 없어야 합니다. 아이언 샷을 할 때 스핀을 걸기 위해서는 볼이 페어웨이에 있어야 하지요. 하다못해 티샷을 할 때 탄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높이에 따른 다양한 티가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로브(lob) 샷'도 마찬가지입니다. 로브샷은 그린 근처에서 볼을 높이 띄우는 어프로치 기술입니다. 짧은 거리에서 구사하는데,볼과 깃대 사이에 벙커나 워터해저드,깊은 러프 등 까다로운 장애물이 있을 때 빛을 발합니다. 사실 어프로치를 할 때는 굴리는 것이 더 쉽거든요. 굴리는 샷에 비할 때,띄우는 샷은 거리를 세밀하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상황 판단 외에도 살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볼이 놓인 '라이'입니다. 로브샷은 웨지를 완전히 눕혀서 샷을 하기 때문에 볼과 지면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돼야 합니다. 대체로 러프에 볼이 놓이면 러프에 완전히 묻히기보다 살짝 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태가 로브샷을 시도하기엔 최적의 상황입니다. 볼이 완전히 잔디에 묻혀 있거나,반대로 지나치게 떠 있는 경우에는 로브샷을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볼이 페어웨이에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페어웨이에 볼이 있으면 볼과 지면 사이에 공간이 없는데 어떻게 로브샷을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들 거예요. 페어웨이에서는 지면이 얼마나 딱딱한지로 가늠을 해야 합니다. 지면이 부드러우면 클럽의 리딩 에지가 볼 밑을 날카롭게 파고들기 때문에 쉽게 로브샷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면이 마르고 딱딱할 경우 클럽이 볼의 밑을 파고들지 못하고 튕겨 버리겠죠.

로브샷을 하는 요령을 알려드릴게요. 우선 볼의 탄도를 높이기 위해 클럽 로프트가 가장 큰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60도 웨지라고 해도 클럽 헤드를 더 뉘어야 할 때도 있지만,샌드웨지를 꺼낸 뒤 페이스 조절을 해도 무난합니다.

백스윙을 할 때는 손목을 조금 일찍 꺾어야 합니다. 테이크어웨이를 너무 길게 가져가지 말고,부드럽게 클럽을 들어 올린다는 느낌으로 백스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반면 다운스윙을 한 후에는 클럽 헤드를 낮고 길게 가져가도록 하세요. 클럽 헤드를 낮고 길게 가져가야만 클럽 페이스가 열린 상태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임팩트를 전후해서 클럽 헤드가 닫히면 볼은 생각만큼 높이 뜨지 않습니다. 그러면 런이 많아져 볼은 멀리 달아나겠죠.

폴로 스루는 클럽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겨야 합니다. 억지로 모양을 만들지 말고 클럽이 손에서 벗어나 날아가지 않게 쥐고만 있으면 됩니다. 폴로 스루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이미 임팩트 이전에 변화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샷이 나올 수 없습니다.

스탠스를 오픈하고,벙커샷처럼 '아웃-인 사이드'의 궤도로 스윙하면,클럽 헤드를 열어둔 채로 스윙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요령은 알겠는데,실제로 해보면 볼이 잘 뜨지 않는 분들은 참고해 보세요.

/프랑스 에비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