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4일 34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최근 5일 동안 110포인트가량 급등하는 '반등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600대를 회복한 이번 반등장에선 그동안 낙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나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종목이 단기간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전망은 외국인 매매 패턴의 변화에 근거한 것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의 하락에 베팅하며 대차거래를 통한 공매도에 집중했던 외국인이 주가 반등과 함께 '쇼트커버링'(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올 들어 대차거래 잔액이 가장 많이 늘었던 지수 구간은 1600~1750선으로 이는 전체 대차잔액 증가 수량의 76%를 차지한다"며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면서 외국인의 쇼트커버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이후 한 달간 대차거래를 통한 공매도가 가장 많이 집중된 종목인 LG전자가 이날 5.05% 급등한 것을 비롯해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 하이닉스 포스코 현대차 등도 모두 1~4%씩 상승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쇼트커버링 종목과 함께 외국인 비중이 최근 한 달간 크게 줄어든 우량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며 "건설 운송 정보기술(IT) 업종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10%대에 머물던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8%대로 주저앉은 대우건설의 경우 이날 6.84% 급등한 것을 비롯해 반등랠리가 시작된 지난 21일 이후 27.73%나 상승했다.

외국인 관련주와 함께 대형 우량주도 반등랠리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최근 증시에서 주요한 투자 주체로 부상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세는 6798억원을 기록했다.

반등랠리가 시작된 21일 이후엔 1조8307억원이나 유입됐다. 이 같은 프로그램 매수세로 인해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가 이날 4.60%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200지수는 2.31%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2.16%)이나 코스닥지수 상승률(1.94%)보다 높았다.

이와 함께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멈추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그동안 유가 급등으로 피해가 컸던 종목들도 반등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침체 우려도 있었지만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되면서 그동안 고유가로 인해 낙폭이 컸던 자동차 타이어 항공주 등의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