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소형 아파트 선호 … "주택투자 다운사이징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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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아파트(전용 66㎡ 이하) 가격 강세가 올 하반기는 물론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중ㆍ소형 아파트 공급량이 작년부터 중ㆍ대형 공급량을 밑돌기 시작해 소형 아파트 공급 부족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뉴타운 개발을 위한 이사 수요 증가와 6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따른 '주택 투자 다운사이징' 권고까지 나오고 있어 이 같은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달 말 입주하는 잠실 리센츠(주공2단지 재건축) 39㎡의 경우 프리미엄이 1억원 정도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소형 공급량 크게 줄어
소형 아파트는 통상 주택규모가 전용면적 66㎡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과거식으로 표현하면 분양면적 27평이하로 보면 된다. 200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형 아파트 가격 강세는 다름 아닌 공급부족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수익성 좋은 대형 아파트 공급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주공 등 공공부문이 짓는 소형 아파트도 분양보다는 임대 쪽 물량을 많이 지어 소형 분양아파트 공급이 급속히 줄어드는 데 일조했다. 틈새상품으로 규모가 비교적 작은 오피스텔이 9월 말 전매제한을 앞두고 다시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그동안 공급이 줄어 역시 소형 아파트 공급 감소를 상쇄시켜 주지 못했다. 다가구ㆍ다세대 주택도 2006년까지 연간 1만가구씩밖에 나오지 않아(올해는 5만가구) 소형 주택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기도 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갈수록 1~2인 가구가 늘어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층의 타깃이 종전의 중·대형 아파트에서 방향을 틀어 소형주택 등 새로운 수요 트렌드가 등장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소형 아파트 공급난이 생각보다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3~2008년 상반기까지 수도권에 공급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를 면적별로 조사한 결과 2006년까지는 중ㆍ소형(전용 85㎡ 이하) 아파트가 중ㆍ대형(85㎡ 초과)보다 더 많이 공급됐다. 하지만 작년부터 중ㆍ대형이 중ㆍ소형 물량을 압도하기 시작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200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작년만 제외) 중ㆍ소형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ㆍ소형 아파트는 2003년 총 8만5938가구가 공급돼 중ㆍ대형(2만3993가구)보다 많았다. 그러던 것이 2006년엔 3만4550가구로 급감(60% 감소)했고 중ㆍ대형과의 차이도 1만3225가구로 좁혀졌다.
◆원룸형 아파트 인기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이달 말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 39㎡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2005년 일반분양될 때만 해도 이 주택은 재건축 조합이 만들어낸 편법이라며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가구수로만 규제했던 허점을 노려 주택면적을 대폭 줄인 '쪽방 아파트'를 만들어놨기 때문.'원룸형 아파트'는 그나마 잘봐준 표현이다. 공급물량이 868가구나 됐던 이 주택형은 공급 당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프리미엄만 1억원이 붙어 있을 정도로 인기다. 매매가 기준으로 3억원 선으로 보면 된다. 한마디로 '미운 오리'가 '백조'로 다시 태어난 것.
2006년 9월 입주한 강남구 역삼동 역삼 아이파크(옛 개나리아파트) 36㎡형도 수요가 많아 가격이 줄곧 강세다. 시세가 3억~3억2000만원 선에 형성되고 있다. 내년 9월 준공될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AID차관) 아파트 역시 40㎡형의 소형주택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백조'가 된 소형 아파트 스토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소형 아파트 인기 언제까지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올초 "1인 가구 증가가 시장을 주도할 만한 핵심 트렌드라고 보기는 어렵고,대출규제가 완화될 경우 중ㆍ대형 주택 수요가 시장흐름을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의 폭과 시기가 소형 강세 트렌드 지속 여부를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시장환경은 갈수록 소형 강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최근 재건축 규제완화 차원에서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하겠다고 밝혀 소형 물량 공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신혼부부용 특별공급 역시 소형 아파트에서만 이뤄질 예정이어서 일반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소형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대출규제는 정부가 풀어놓을 부동산 규제완화의 맨 마지막 '보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ㆍ대형의 '부활'은 당장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소형 아파트 보유 메리트가 점점 더 커져 가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고(高)금리에 물가상승,불경기 여파로 대형 주택보다 소형 주택 수요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투자용으로 너무 큰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자산구성을 재조정하거나 다운사이징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은퇴까지 앞둔 사람이라면 대형 주택을 팔아 살고 싶은 지역의 소형 주택을 매입한 뒤,나머지 자금으로 수익형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소형 공급량 크게 줄어
소형 아파트는 통상 주택규모가 전용면적 66㎡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과거식으로 표현하면 분양면적 27평이하로 보면 된다. 200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형 아파트 가격 강세는 다름 아닌 공급부족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수익성 좋은 대형 아파트 공급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주공 등 공공부문이 짓는 소형 아파트도 분양보다는 임대 쪽 물량을 많이 지어 소형 분양아파트 공급이 급속히 줄어드는 데 일조했다. 틈새상품으로 규모가 비교적 작은 오피스텔이 9월 말 전매제한을 앞두고 다시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그동안 공급이 줄어 역시 소형 아파트 공급 감소를 상쇄시켜 주지 못했다. 다가구ㆍ다세대 주택도 2006년까지 연간 1만가구씩밖에 나오지 않아(올해는 5만가구) 소형 주택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기도 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갈수록 1~2인 가구가 늘어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층의 타깃이 종전의 중·대형 아파트에서 방향을 틀어 소형주택 등 새로운 수요 트렌드가 등장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소형 아파트 공급난이 생각보다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3~2008년 상반기까지 수도권에 공급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를 면적별로 조사한 결과 2006년까지는 중ㆍ소형(전용 85㎡ 이하) 아파트가 중ㆍ대형(85㎡ 초과)보다 더 많이 공급됐다. 하지만 작년부터 중ㆍ대형이 중ㆍ소형 물량을 압도하기 시작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200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작년만 제외) 중ㆍ소형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ㆍ소형 아파트는 2003년 총 8만5938가구가 공급돼 중ㆍ대형(2만3993가구)보다 많았다. 그러던 것이 2006년엔 3만4550가구로 급감(60% 감소)했고 중ㆍ대형과의 차이도 1만3225가구로 좁혀졌다.
◆원룸형 아파트 인기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이달 말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 39㎡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2005년 일반분양될 때만 해도 이 주택은 재건축 조합이 만들어낸 편법이라며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가구수로만 규제했던 허점을 노려 주택면적을 대폭 줄인 '쪽방 아파트'를 만들어놨기 때문.'원룸형 아파트'는 그나마 잘봐준 표현이다. 공급물량이 868가구나 됐던 이 주택형은 공급 당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프리미엄만 1억원이 붙어 있을 정도로 인기다. 매매가 기준으로 3억원 선으로 보면 된다. 한마디로 '미운 오리'가 '백조'로 다시 태어난 것.
2006년 9월 입주한 강남구 역삼동 역삼 아이파크(옛 개나리아파트) 36㎡형도 수요가 많아 가격이 줄곧 강세다. 시세가 3억~3억2000만원 선에 형성되고 있다. 내년 9월 준공될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AID차관) 아파트 역시 40㎡형의 소형주택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백조'가 된 소형 아파트 스토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소형 아파트 인기 언제까지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올초 "1인 가구 증가가 시장을 주도할 만한 핵심 트렌드라고 보기는 어렵고,대출규제가 완화될 경우 중ㆍ대형 주택 수요가 시장흐름을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의 폭과 시기가 소형 강세 트렌드 지속 여부를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시장환경은 갈수록 소형 강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최근 재건축 규제완화 차원에서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하겠다고 밝혀 소형 물량 공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신혼부부용 특별공급 역시 소형 아파트에서만 이뤄질 예정이어서 일반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소형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대출규제는 정부가 풀어놓을 부동산 규제완화의 맨 마지막 '보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ㆍ대형의 '부활'은 당장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소형 아파트 보유 메리트가 점점 더 커져 가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고(高)금리에 물가상승,불경기 여파로 대형 주택보다 소형 주택 수요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투자용으로 너무 큰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자산구성을 재조정하거나 다운사이징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은퇴까지 앞둔 사람이라면 대형 주택을 팔아 살고 싶은 지역의 소형 주택을 매입한 뒤,나머지 자금으로 수익형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