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전기比 1.0%↑, 수출 3.7%↑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물가 상승률과 고용사정 악화 등으로 실질소득이 줄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민간소비는 4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건설업 성장률도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내수 부진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8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8%, 작년 동기 대비로는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작년 2분기 1.7%에서 3분기 1.5%, 4분기 1.6% 등을 유지했으나 올 들어 1분기 0.8%로 반 토막 난 뒤 2분기 연속 1%를 밑돌았다.

작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1분기 5.8%에서 2분기에 1%포인트나 급락했다.

한은은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1.0%, 작년 동기 대비 5.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런 전망을 각각 0.2%포인트 밑도는 수치다.

한은은 예상보다 민간소비와 건설업이 부진한데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경제활동 별로 보면 제조업은 음식료품, 섬유가죽제품 등이 부진했으나 반도체 및 전자부품, 영상음향통신 등 정보통신(IT) 제조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 전기 대비 2.2% 성장했다.

하지만 건설업 성장률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부진이 지속하면서 전기 대비 -2.4%를 나타내 2001년 4분기(-5.0%)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서비스업도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이 감소하면서 전기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지출 측면에서 보면 민간소비는 서비스와 비내구재 소비지출의 증가세가 둔화한데다 내구재와 준 내구재의 소비지출도 줄어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이는 2004년 2분기(-0.1%) 이후 4년 만의 첫 감소세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어 전기 대비 1.0% 증가했으나 건설투자는 0.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내수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하지만 수출은 기계 및 전기전자기기, 선박 등의 수출물량이 늘어나 전기 대비 3.7% 증가했고 수입도 농림수산품, 기계 및 전기전자 기기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전기 대비 4.1%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원유 등 수입상품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나 석유제품, 선박 등 수출상품 가격이 오르며 교역조건이 전분기보다 다소 개선돼 1분기 -2.1%에서 2분기에는 1.6% 증가로 돌아섰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물가상승과 고용사정 불안 등으로 내수가 부진하면서 성장세는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나마 재화수출이 호조를 보여 성장세를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