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 대형 투자은행(IB) 지분 매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미 몇몇 IB들과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박 이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의 IB들이 최근 신용위기로 큰 손실을 입으면서 대규모로 자금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매력적인 대상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좋은 투자대상을 만날 경우 직접 투자 혹은 사모펀드(PEF)를 통해 투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지난 1월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 메릴린치의 우선주 20억달러어치를 사들인 점을 거론하며 국민연금공단의 해외 투자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는 총 2000억달러로 세계 5위 수준이다. 현재 전체 자산의 10.4%인 278억달러를 해외에 투자 중이며 2012년까지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자산 중 일부는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나 TPG 등 유명 사모펀드에 투자돼 있다. 박 이사장은 "지난 3년간 평균 6.1%였던 투자 수익률을 내년엔 8.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어떤 금융사들과 투자를 논의 중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60억달러의 자금 유치를 위해 한국 금융사들과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리먼브러더스는 투자 대상으로 고려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