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의 무차별적인 상승으로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고,이로 인한 경기 위축(萎縮)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보통 걱정스럽지 않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민간소비는 1분기보다 0.1% 감소했다. 분기별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2004년 2분기 이후 4년 만이라고 한다.

물가급등에 따른 소비위축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지만 민간소비액의 절대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5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 소비침체의 영향으로 2분기 GDP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4.8%에 그쳐 분기별 성장률이 1년 만에 5% 아래로 추락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비감소분을 수출이나 투자가 전혀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 증가율은 꾸준히 두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 증가율 역시 두자리 수에 육박,수출효과를 상쇄시켜 버리는 형국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모두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특단의 소비진작책 없이는 경기 부양이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정부에서도 세부담 경감조치 등 나름대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남발(濫發)하고 있는 '민심 무마용' 퍼주기식 대책은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세금만 낭비하는 등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경제정책이 의도한 결과를 내려면 '정치'가 아닌 '경제' 논리에 입각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보다 치밀하고도 시의적절한 소비부양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