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車 디자이너들 디트로이트 접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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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레 카마로… 링컨 MKT … GMㆍ포드 新車는 한국인 손끝에서 나온다
지난 21일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은 미국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본사 디자인센터로 쏠렸다. 이 회사의 새로운 글로벌 모델인 2010년형 '시보레 카마로'가 선보이는 순간이었다. 1960년대 GM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클래식 카마로의 이미지에 슈퍼 카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외양을 더한 신차는 단숨에 세계 자동차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신차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인물이 있었다. 이 차를 디자인한 한국인 이상엽씨(38)가 그 주인공이다. GM에서 자동차의 디자인 혁명을 이끄는 속칭 '코리안 마피아'의 일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한국인들이 디트로이트의 디자인계를 접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메카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한국인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GM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200여명 가운데 43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한국계 디자이너들은 '파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전체 디자인센터 인력의 20%를 넘다 보니 "디트로이트에선 한국 발음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이 회사가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친환경 럭셔리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컨셉트 카인 '캐딜락 프로보크'의 디자인도 한국인 김훈 씨(38)의 작품이었다. GM이 2010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셰비 볼트' 디자인 역시 한국인의 손끝에서 시작되고 있다. 가정에서 직접 충전할 수 있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카인 이 차의 디자인은 현대자동차를 거쳐 GM으로 옮겨 온 김영선 씨와 송인호 씨가 맡고 있다.
GM뿐만이 아니다. 포드가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공개한 '링컨 MKT' 고급 컨셉트 카의 디자인도 한국계 여성 디자이너인 조앤 정과 에이미 김의 섬세한 손에서 태어났다.
GM의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하는 데이브 랜드 대표는 "디트로이트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약진은 놀라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7~8년 전만 해도 이 회사의 디자인센터에서 일하는 아시아인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디트로이트 상륙은 2001년 GM의 대우차 인수 이후 본격화됐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손길은 디트로이트를 넘어 세계 자동차 업계로 뻗어 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닛산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미니밴 컨셉트 카인 '닛산 포럼'의 디자인을 이끄는 인물도 한국계 조엘 백이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디자인 예술대학의 김범석 교수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인기가 치솟는 원인을 한국 고유의 '심미주의'에서 찾는다. 그는 "한국인들은 예부터 아름답고 트렌디한 멋을 추구해 온 민족"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심미주의에다 섬세한 손재주까지 갖춰 디자이너의 재주를 타고났다는 얘기다.
한국인들의 근성과 열정도 한몫 하고 있다. 닛산 글로벌 디자인의 나카무라 시로 대표는 "한국인들은 감성적인 데다 근성까지 갖고 있다"며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그들의 디자인을 더욱 빛나게 한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지난 21일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은 미국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본사 디자인센터로 쏠렸다. 이 회사의 새로운 글로벌 모델인 2010년형 '시보레 카마로'가 선보이는 순간이었다. 1960년대 GM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클래식 카마로의 이미지에 슈퍼 카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외양을 더한 신차는 단숨에 세계 자동차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신차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인물이 있었다. 이 차를 디자인한 한국인 이상엽씨(38)가 그 주인공이다. GM에서 자동차의 디자인 혁명을 이끄는 속칭 '코리안 마피아'의 일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한국인들이 디트로이트의 디자인계를 접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메카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한국인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GM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200여명 가운데 43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한국계 디자이너들은 '파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전체 디자인센터 인력의 20%를 넘다 보니 "디트로이트에선 한국 발음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이 회사가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친환경 럭셔리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컨셉트 카인 '캐딜락 프로보크'의 디자인도 한국인 김훈 씨(38)의 작품이었다. GM이 2010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셰비 볼트' 디자인 역시 한국인의 손끝에서 시작되고 있다. 가정에서 직접 충전할 수 있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카인 이 차의 디자인은 현대자동차를 거쳐 GM으로 옮겨 온 김영선 씨와 송인호 씨가 맡고 있다.
GM뿐만이 아니다. 포드가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공개한 '링컨 MKT' 고급 컨셉트 카의 디자인도 한국계 여성 디자이너인 조앤 정과 에이미 김의 섬세한 손에서 태어났다.
GM의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하는 데이브 랜드 대표는 "디트로이트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약진은 놀라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7~8년 전만 해도 이 회사의 디자인센터에서 일하는 아시아인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디트로이트 상륙은 2001년 GM의 대우차 인수 이후 본격화됐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손길은 디트로이트를 넘어 세계 자동차 업계로 뻗어 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닛산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미니밴 컨셉트 카인 '닛산 포럼'의 디자인을 이끄는 인물도 한국계 조엘 백이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디자인 예술대학의 김범석 교수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인기가 치솟는 원인을 한국 고유의 '심미주의'에서 찾는다. 그는 "한국인들은 예부터 아름답고 트렌디한 멋을 추구해 온 민족"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심미주의에다 섬세한 손재주까지 갖춰 디자이너의 재주를 타고났다는 얘기다.
한국인들의 근성과 열정도 한몫 하고 있다. 닛산 글로벌 디자인의 나카무라 시로 대표는 "한국인들은 감성적인 데다 근성까지 갖고 있다"며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그들의 디자인을 더욱 빛나게 한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