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경기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이에 따른 신용위기로 소비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거래도 줄어들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7월 현재 미 전역의 평균 주택 가격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 7월 수준보다 1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486만채(연율 기준)로 전달보다 2.6%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로 10년 만의 최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6% 감소한 것이며 725만채가 매매된 2005년 9월보다는 3분의 1이 급감한 것이다.

매물로 나왔지만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주택 물량은 11.1개월치 공급 물량에 달하는 449만채인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적정 공급 물량이 5∼6개월치인 점을 감안하면 극심한 매매 부진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2분기에 서브프라임 사태로 차압돼 비어 있는 일반 주택,아파트,콘도미니엄 등의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6.9% 증가한 189만채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 중 은행이 차압한 물량은 1년 전에 비해 171% 늘어났다.

폴 퍼이어 레이먼드&어소시에이츠 이사는 "기존 매물이 소화되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최소한 내년이나 내후년까지는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주택 경기 침체는 미 증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미국 다우지수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해 전날보다 2.43% 떨어진 11,349.28에 마감됐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