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술품 경매시장에는 지난해보다 7.6% 늘어난 총 63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낙찰률은 10% 포인트 이상 떨어진 60%에 머물렀다. 또 고가의 근대 미술품시장이 위축되며 수작의 출품이 줄고 낙찰가도 하락하는 현상을 보인 반면 홍경택 최소영 안성하 도성욱씨 등 개성있는 젊은 작가 작품에 매기가 몰리면서 작품값이 오르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서울옥션과 K옥션,D옥션 오픈옥션, 아이옥션 등 9개 미술품 경매회사에 올해 출품된 미술품을 한국미술정보연구소(이사장 민경갑)와 미술시장연구소(소장 서진수)가 각각 분석한 '2008 상반기 경매시장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올 상반기 중 9개 경매업체가 총 13회 실시한 경매에서는 출품작 2524점 중 1521점이 팔려 낙찰률 60%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옥션의 작년 상반기 평균 낙찰률 72%, K옥션 83%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술시장 침체에 컬렉터들이 관망세로 돌아선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문을 연 D옥션(68%), A옥션(35%), 오픈옥션(52.2%), 아이옥션(53%), 매일옥션(21%) 등 신생 미술품 경매회사들의 낙찰률이 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경매시장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시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젊은 작가 작품에 대한 컬렉터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김동유 홍경택 도성욱씨 등 20~30명의 젊은 작가 작품이 지난해보다 2~3배가 많은 200여점이 출품됐고 이 가운데 홍경택 이동기 변웅필 도성욱씨의 경우 낙찰률 100%를 기록했다. 젊은 작가 중 낙찰총액이 가장 많은 작가는 홍경택씨로 4억4250만원에 달했다. 다음으로 이정웅(2억9300만원) 이동기(9650만원) 안성하(8700만원) 도성욱(8580만원) 윤병락(6440만원) 등의 순이었다. 홍경택, 최소영씨의 작품 가격은 올 들어 50% 가까운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도성욱 안성하 변웅필 박성민 이동기 임태규씨 등의 작품도 10~20% 정도 올랐다. 특히 김동유 홍경택 최소영 도성욱씨 등 일부 젊은 작가의 작품값은 중견 작가를 상회하는 현상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까지 나오기만 하면 무조건 팔리던 '블루칩' 작가 작품은 유찰이 속출했다. 이우환의 작품은 35점 가운데 6점이 유찰됐고 김환기의 작품은 20점 중 8점, 천경자 작품은 19점 중 6점, 장욱진 작품은 11점 중 4점, 이대원의 작품은 33점 중 18점, 김종학의 작품은 52점 중 18점, 김형근의 작품은 18점 중 12점이 새주인을 찾지 못했다. 컬렉터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견 작가 오치균의 작품도 32점 중 11점이 유찰되는 등 작품 수준에 따라 선별 낙찰되는 모습이 뚜렷했다.

다만 '국민 화가' 박수근 화백의 경우 1956년 유화 '나무와 두 여인'(33.2×21.3㎝)이 15억원에 팔리는 등 모두 14점(드로잉 5점 포함) 중 13점이 낙찰돼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이학준 서울옥션 전무는 "고유가 등으로 경기 불안감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이 여전히 호황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 젊은 작가들의 질적 도약이 예상돼 앞으로 미술시장은 꾸준히 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