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移通승부수'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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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마케팅 불구 휴대폰 점유율ㆍ수익성 하락
3G 매출 높아 내년 이후 실적개선 기대도
KT그룹의 3세대(G) 이동통신 올인 전략이 유효성 논란에 빠졌다. KT그룹이 지난해 3월 이동전화 시장에서 SK텔레콤의 독주를 막기 위해 3G 올인 카드를 꺼냈지만 실적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확보한 3G 가입자의 통화량이 2G 가입자보다 높아 내년 이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받고 있다.
◆쇼 1년6개월,아직은 부진
'쇼' 도입 이후 KT그룹의 성적표는 우울하다. 6월 말 기준 3G 가입자 632만명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603만명까지 가입자를 늘린 SK텔레콤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2G,3G를 모두 합친 전체 가입자에서는 되레 점유율이 감소했다. 3G 도입 이전인 작년 2월 32.07%이던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31.49%로 뒷걸음질쳤다.
수익 악화는 더 심각하다. KTF는 2분기 영업손실 139억원,당기순손실 315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실적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6%로 곤두박질쳤다. KT도 수익성이 동반 악화됐다. 돈줄 역할을 하는 집전화 통화 수요가 휴대폰으로 옮겨가면서 매출,영업이익률 모두 떨어지고 있다. 무선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려다 KTF,KT 모두 성과 없이 상처만 입은 셈이다.
◆전략은 맞았지만 실행방법이 문제
이 같은 성적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 실행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이동통신 기술 교체기에 겪는 불가피한 성장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확고하게 자리 잡은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3G 전환을 위해 적자까지 감수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도 "3G를 반전카드로 선택한 것은 적절했을지 모르지만 전환 속도 조절에서는 실패해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화준 KTF 재무실장은 "성장 과정의 고통이 다소 큰 것일 뿐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2G에서 3G로 휴대폰을 바꾼 뒤 가입자 통화량이 7~10% 늘어나고 있어 내년부터는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매출이나 3G 전환 비율 등 비용을 제외한 외부 지표들이 나쁘지 않아 아직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다"며 "3G로 전환한 가입자들의 매출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3G 반전 카드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