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영대학이 연구 잘하는 교수에게 연구비를 '몰아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 이후 교수들의 연구 실적이 7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서울대 경영대학에 따르면 BK21사업단 참여 교수들이 저명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편수는 2006년 4.4편에 불과했으나 2007년 28편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 편수가 급증한 것은 우수 논문을 쓴 교수에게 집중적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경쟁시스템제도 도입 덕분이라는 게 서울대 경영대학의 설명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인 2006년 저명 국제 학술지 게재 논문 편수는 목표치(10편)를 크게 밑돈 데 반해 도입 첫해인 2007년에는 목표치를 크게 웃돈 것.국내 학술진흥재단 등재 논문 편수도 2006년 11.8편에서 2007년 23편으로 2배 증가했다.

KAIST가 교수들의 승진 심사를 까다롭게 해 교수 사회의 경쟁을 유도하는 '네거티브 인센티브'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면 서울대는 '포지티브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추진해 효과를 본 셈이다.

서울대 경영대학은 지난해부터 경영학 분야 7개 세부 전공별로 연구업적이 가장 우수한 교수 한 사람을 '리서치 펠로(research fellow)'로 선정,이들 7명에게 500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올초 우수 연구상을 수상한 교수는 김수욱,김진교,최진남,최종학 교수 등이다. 서울대 경영대는 이와 별도로 개별 논문의 실적에 따른 성과급도 함께 지급하고 있다. 즉 리서치 펠로들은 5000만원 외 자신의 논문이 저명 해외 학술지에 실린 실적에 따라 별도 인센티브를 받는다.

연구 성과급은 게재 학술지에 따라 달라진다. 국제경영,재무관리 등 4개 전공은 마케팅 사이언스(Marketing Science) 등 전공별 세계 톱3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2000만원씩 지급하고 나머지 4~10위 논문은 500만원씩 준다. 회계학,인사관리 등 나머지 3개 전공의 경우 회계리뷰(The Accounting Review) 등 톱5 저널에 실리면 1200만원을 주고 6~10위 저널 게재 논문에는 500만원씩 지급한다.

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교수는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BK21사업단 참여교수 26명 중 자기목표를 달성한 교수는 19명이다.

BK21사업단장인 안상형 교수는 "매년 5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연구장려금은 국내에서 시도된 연구장려 제도 중 가장 큰 액수일 것"이라며 "교수들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연구 열의를 강하게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