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대표적 라이벌인 CJ제일제당과 대상이 인수.합병(M&A)과 관련해 대조적인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끈다. CJ는 최근 양산빵업체인 기린을 인수키로 하는 등 확장 전략을 펴면서 '술 빼고 다 만든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반면 대상은 돈육.사료업체인 대상팜스코를 하림에 넘기고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950년대 나란히 설립된 CJ와 대상은 1960,70년대 조미료 '미풍'과 '미원'으로 치열하게 싸워온 맞수다. 지금도 조미료는 물론 장류,김치,건강식품 등 주요 부문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공격 앞으로

지난해 잠잠했던 CJ가 최근 기린 인수에 나서면서 M&A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5년 해찬들을 합병하고 2006년 하선정(김치).삼호F&G(어묵).옴니(냉동만두) 등을 잇따라 인수했던 CJ가 사업 확장 전략을 재가동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푸드&바이오 컴퍼니'를 지향하는 CJ는 국내 식품업계 1위를 발판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목표다. CJ는 조미료.장류.햇반.햄 등에서 국내 1위이고,설탕.밀가루.식용유 등 소재 분야에서도 강자다. 신선식품 분야의 두부와 김치는 각기 선두업체인 풀무원과 종가집(대상)을 맹추격 중이다.

CJ는 차기 성장동력을 신선 사업으로 정하는 한편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CJ는 올초 웅진식품의 음료부문,한국야쿠르트의 분유사업(파스퇴르) 등에 대한 인수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식품업계에서 M&A 매물이 나올 때마다 단골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CJ 측은 "좋은 M&A 상대가 있으면 언제든지 관심을 갖고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부인하지 않고 있다.

◆대상,내실을 다져라

대상은 대상팜스코 매각이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그룹에서 부진한 사업 분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돈육.사료 부문을 파는 대신 주력 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종합식품 △바이오 △전분당 △건강 등 4개 부문을 핵심 사업군으로 정했다.

식품은 '청정원' 브랜드를 앞세워 순창고추장,햇살담은간장,맛선생(천연조미료) 등의 인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기농 브랜드인 '청정원 오푸드'도 매년 20%대의 높은 신장세를 보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는다. 전분당(시장 점유율 30%선)은 국내 1위이며,바이오 부문에서는 핵산,글루타민 등 식품과 의약품 중간재를 생산한다.

건강사업 부문은 '대상웰라이프' 브랜드를 내세워 클로렐라 홍의보감 등의 제품을 내놓았고,자회사인 대상FNF가 종가집김치를 비롯 두부.어묵.냉면 등을 판매 중이다. 대상 관계자는 "당분간 외형 확장보다는 내부 역량 강화를 통해 기존 사업군의 체력을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