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자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8조1284억원을 기록하며 8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5월2일 7조원 돌파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신영증권은 28일 매수차익잔고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매수차익잔고 청산 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지만, 매수차익잔고가 현 수준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물이 선물보다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베이시스(선/현물간 가격차)가 고공행진을 하며 프로그램 차익 순매수 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평균 2.44포인트인 현 베이시스를 수익률 개념으로 바꿨을 때 기대수익률은 8.9% 수준”이라며 “현재 91일물 CD금리가5.63%인데, CD로 자금을 조달해 비용 제외 후 프로그램 매매를 할 경우 2~3% 수준의 차익을 낼 수 있다”며 차익거래 환경이 매우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련 펀드들의 수급 상황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차익거래를 주로 하는 중립형 펀드의 설정액은 감소 추세지만, 인덱스 펀드들의 설정액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 차익거래(주로 현물 매수. 이후 청산)보다는 중장기적 인덱스 스위칭에 주력하는 주체들의 상대적인 비율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기준 중립형 펀드 설정액은 총 1조6600억원, 인덱스 펀드 설정액은 9조3900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에는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한 차익거래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순매수 금액 유입액보다 매수차익잔고 증가분이 현저히 부족한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상의 이유로 한 애널리스트는 “매수차익잔고가 8조원에 도달했지만, 지금처럼 베이시스가 높고, 관련 펀드로의 견조한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 매수차익잔고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특히 “통계적으로 집계되는 자금이 기관 자금뿐이라는 점에서, 통계에 누락된 외국인 자금을 감안하면 매수차익잔고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외국인의 참여도가 높은 ETF 차익거래가 커지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을 파악하기 어려워 향후 방향성 및 장세 예측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