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소로펌들 '전문화'로 M&A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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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로펌들이 다들 합병하니까…."
K로펌(법무법인) 변호사의 말에선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최근 K로펌은 국내 로펌 서열 2,3위를 다투는 세종,광장과 합병을 추진해 왔다. 이 합병이 성사됐더라면 국내 로펌업계 2위 자리를 확실히 굳히는 것은 물론 김&장이 차지하고 있는 부동의 1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불발로 그쳤다. "조직 문화가 달라서 실패했다"는 게 K로펌 측 설명.그러나 파트너 변호사들 간 지분 문제 등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다툼이 협상 결렬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어찌됐건 국내 변호사만 60명이 넘는 중견 로펌이 덩치가 더 큰 로펌과의 흡수 합병도 불사할 정도로 사정이 다급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오양호 변호사는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중.소형 로펌들이 살아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소 로펌이 돌파구로 택하고 있는 생존 전략으로는 '짝짓기'가 대세이다. 하지만 종래의 단순한 덩치 키우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성향과 강점이 엇비슷한 로펌 간 '전문화'의 시너지를 꾀한다는 것이 신종 트렌드다.
산경-시공-에버그린 3개 로펌 간 '전략적 연합'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합병' 대신 느슨한 연대를 뜻하는 '연합'이라는 특이한 방식을 택했다. 금융 중심의 로(law) 그룹을 표방하는 산경의 김성준 대표변호사는 이를 "각자 전문성을 가진 로펌들의 협업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아주-대륙 간 합병은 '해외 네트워크의 확장'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대륙은 중국을,아주는 유럽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각각 사무소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해외 비즈니스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대형 인수.합병(M&A) 경험이 풍부한 지평은 기업법과 노동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지성과 합병했고 기업 송무(訟務) 분야가 주력인 렉스는 기업 형사 사건에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하우림과 합병해 '송무 전문 로펌'으로 거듭났다.
금융.기업.건설이라는 각자의 영역에서 입지를 굳혀 온 자하연-한빛-새길(서울사무소)은 특히 공익 소송에 뜻을 같이하는 변호사들이 많이 모여 있다. '양헌'이란 공동 간판으로 바꿔 단 김장리와 평산은 금융과 M&A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K로펌(법무법인) 변호사의 말에선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최근 K로펌은 국내 로펌 서열 2,3위를 다투는 세종,광장과 합병을 추진해 왔다. 이 합병이 성사됐더라면 국내 로펌업계 2위 자리를 확실히 굳히는 것은 물론 김&장이 차지하고 있는 부동의 1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불발로 그쳤다. "조직 문화가 달라서 실패했다"는 게 K로펌 측 설명.그러나 파트너 변호사들 간 지분 문제 등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다툼이 협상 결렬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어찌됐건 국내 변호사만 60명이 넘는 중견 로펌이 덩치가 더 큰 로펌과의 흡수 합병도 불사할 정도로 사정이 다급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오양호 변호사는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중.소형 로펌들이 살아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소 로펌이 돌파구로 택하고 있는 생존 전략으로는 '짝짓기'가 대세이다. 하지만 종래의 단순한 덩치 키우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성향과 강점이 엇비슷한 로펌 간 '전문화'의 시너지를 꾀한다는 것이 신종 트렌드다.
산경-시공-에버그린 3개 로펌 간 '전략적 연합'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합병' 대신 느슨한 연대를 뜻하는 '연합'이라는 특이한 방식을 택했다. 금융 중심의 로(law) 그룹을 표방하는 산경의 김성준 대표변호사는 이를 "각자 전문성을 가진 로펌들의 협업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아주-대륙 간 합병은 '해외 네트워크의 확장'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대륙은 중국을,아주는 유럽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각각 사무소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해외 비즈니스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대형 인수.합병(M&A) 경험이 풍부한 지평은 기업법과 노동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지성과 합병했고 기업 송무(訟務) 분야가 주력인 렉스는 기업 형사 사건에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하우림과 합병해 '송무 전문 로펌'으로 거듭났다.
금융.기업.건설이라는 각자의 영역에서 입지를 굳혀 온 자하연-한빛-새길(서울사무소)은 특히 공익 소송에 뜻을 같이하는 변호사들이 많이 모여 있다. '양헌'이란 공동 간판으로 바꿔 단 김장리와 평산은 금융과 M&A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