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과연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흑진주' 윌리엄스 자매의 맞대결이 성사될까?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총출동하는 베이징올림픽, 오는 8월8일(이하 한국시간)부터 개막되는 베이징올림픽은 테니스 종목에서도 그 뜨거운 열기를 실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자 단식에서는 부동의 세계랭킹 1위 '황제' 로저 페더러(27, 스위스)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1위 등극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왼손천재' 라파엘 나달(22, 스페인)의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여자부 또한 최정상급 선수들의 대거 참가로 이번 올림픽 테니스의 결말은 누구도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스타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테니스의 명성을 되찾고자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두 선수가 있다.

미국은 테니스가 64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1988서울올림픽부터 총 6차례 동안 올림픽에 많은 선수들을 파견했다.

'스포츠 최강국' 미국은 1992년, 1996년, 2000년까지 올림픽 테니스 종목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테니스가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미국에 금메달을 안긴 첫 번째 주인공은 제니퍼 카프리아티(32)였다.

당시 세계랭킹 6위를 달리고 있던 카프리아티는 '살아있는 전설' 슈테피 그라프(39, 독일)와 바르셀로나올림픽 결승전에서 격돌했고, 카프리아티는 지난 1984년(시범종목)과 1988년 올림픽 여자단식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던 세계랭킹 2위 그라프를 2-1(3-6 6-3 6-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4년이 흘러 1996애틀랜타올림픽에 미국대표로 출전한 린제이 데이븐포트(32)가 금메달을 따냈고, 2000시드니올림픽에서는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28, 미국)가 금메달을 수확한 미국은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기상을 드높였다.

또한 단식을 제패한 비너스는 동생 세레나 윌리엄스(27)와 짝을 이뤄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합작해 올림픽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과 복식을 석권했던 선수는 테니스가 올림픽에서 사라지기 전인 1924년 파리올림픽에 2관왕에 오른 헬렌 윌스(미국) 이후 비너스가 처음이었다.

미국의 4회 연속 우승을 목표로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한 비너스는 당시 세계랭킹 28위였던 마리 피어스(33, 프랑스)에게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고, 아테네올림픽 여자단식의 금메달은 얼마전 돌연 은퇴를 선언한 '여왕' 쥐스틴 에넹(26, 벨기에)에게 돌아갔다.

미국대표팀은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치며 실추된 명성을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되찾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국은 대표팀의 간판스타 윌리엄스 자매가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단식과 복식을 모두 석권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일 윌리엄스 자매는 올시즌 세 번째 그랜드슬램대회였던 윔블던대회에서 5년 만에 자매끼리의 결승전 대결을 펼쳤고, 비너스는 세레나를 2-0(7-5 6-4)으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비너스는 부상에 시달렸던 그동안의 악몽을 떨쳐내고 윔블던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비너스의 윔블던 5번째 우승이었다.

전세계 테니스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윔블던에서의 윌리엄스 자매의 대결, 오는 8월10일부터 시작되는 베이징올림픽 테니스에서 다시 한 번의 자매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 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세계랭킹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아나 이바노비치(21)와 옐레나 얀코비치(23)를 비롯한 마리아 샤라포바(21),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23, 이상 러시아)도 이번 올림픽 금메달 유망주들이지만, 맞대결의 명승부를 꼽자면 비너스와 세레나의 자매 대결은 단연 돋보인다.

윌리엄스 자매는 지난 1998년 호주오픈부터 지난 7일 막을 내린 윔블던대회까지 총 16차례의 대결을 펼쳤고, 전적은 8승8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세레나는 여자 선수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서브를 무기로 갖고 있는 비너스와의 하드코트 대결에서 총 11번 대결을 펼쳤고, 전적은 6승5패로 세레나가 약간 앞서 있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 부상으로 단식 종목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언니와 함께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네덜란드의 크리스티 부거트(35)와 미리암 오레만스(36)조를 2-0(6-1 6-1)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막상막하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세계랭킹 5위 세레나와 7위 비너스, 이 둘은 이번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열정 또한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올시즌 3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세레나는 "나는 완벽주의자여서 지는 것이 싫고, 모든 면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올시즌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설움을 올림픽 금메달로 보상받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한 의지와는 달리 세레나와 비너스는 현재 부상 때문에 올림픽 이전에 계획되어 있던 투어대회를 포기한 상태다.

왼 무릎에 부상이 있던 세레나와 오른 무릎을 다친 비너스는 모두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위해 재활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3일 세레나는 "하루에 세 차례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올림픽이 시작되는 8월10일에는 내 무릎에 관한 걱정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과연 올림픽에서 부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병준기자 jb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