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을 예고했던 상장 기업 경영진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면서 개미 투자자들을 울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 관계자는 28일 "각종 장밋빛 환상을 심어 주는 '테마주'에 몰입하다간 큰 화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주가 조작의 가장 전형적인 수법은 "노다지를 캤다"며 실적 이상으로 과대 포장하는 '뻥튀기형'이다. 주가 조작,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 중인 정국교 통합민주당 의원이 대표적 케이스다.

정 의원은 H&T 대표로 재직하던 중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양열 발전전지 원료사업을 진행한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주가를 최대 2000% 끌어올렸다. 태양열 발전전지의 원료로 쓰이는 것은 규사 순도 99.9999% 이상인 '폴리실리콘'.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정 의원은 폴리실리콘(t당 10만달러) 제조 원가의 0.0003%대에 불과한 자연 상태의 규사 광산을 확보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유전개발 사업을 한다면서 매장량을 조작, 산업은행으로부터 수백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 기소된 S사 대표 이모씨와 P사 대표 최모씨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작년 카자흐에서 원시 매장량 2억7000만배럴,가채 매장량 8000만배럴인 광구를 개발했다며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만달러 대출 승인을 얻고 최근까지 이 중 절반을 받아 챙긴 혐의를 갖고 있다.

외국 증권사,기금 등 이른바 '큰손'들이 참여한다며 바람을 넣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우도 많다. 개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를 유도한 후 팔아치워 차익을 남기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작년 증권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UC아이콜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작전 세력이 매집한 UC아이콜스 주식 25만주의 대량 매매(블록딜)를 부탁받고 이를 55억여원에 매수한 후 1억원을 사례비로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리먼브러더스 전 임원 송모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이른바 '재벌가 테마주'도 역시 개미투자자들을 울린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구속된 박중원씨는 작년 2월 코스닥 상장사인 뉴월코프 주식 130만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하고 대표이사에 취임했지만 그해 12월 지분을 전량 털고 나갔으며 이 과정에서 개미투자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봤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