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 칼럼] 한국판 미셸 리가 필요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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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 < 수석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
이문열 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엔 두 부류의 교사가 나온다. 학급 통솔을 반장에게 맡긴 채 아이의 하소연을 무시하는 교사와 기존의 획일적 학급 운영에 의문을 품고 개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교사다. 첫번째 교사의 무심함과 게으름에 묻혀졌던 반장의 비리와 횡포는 두 번째 교사의 관심으로 백일하에 드러난다.
사려 깊은 교사는 소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음악평론가 이강숙씨는 음악 전공의 계기로 초등학교 시절 한 은사의 특별한 지목을 꼽았다. 다른 선생님들은 노래를 시킬 때 으레 잘한다고 알려진 아이와 반장만 지명했는데 그 선생님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부반장도 해봐라" 했던 덕에 실력을 발휘하게 됐다는 얘기다.
교사의 위력은 이렇다. 사명감과 열정을 지닌 교사는 아이들 세계의 왜곡된 질서를 바로잡고 학생의 잠재력을 발굴한다. 오랜 학생 노릇과 학부형으로서의 경험을 종합해보면 좋은 선생님에겐 몇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는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교사는 공부,가정형편,생김새 등으로 학생을 차등 대우하지 않는다.
둘째는 관심과 정성이다. 좋은 교사는 교우 관계와 형편을 파악,말 못하는 문제도 해결해준다. 호랑이 선생님 반에 이지메가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셋째는 실력이다. 좋은 교사는 잘 가르치고 질문에 답한다. 학생이 이해하든 말든 넘어가고 물어보면 그것도 모르냐며 윽박지르면 학습의욕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넷째는 과제 검사다. 과제를 내주기만 하고 검사하지 않거나 열심히 한 것과 적당히 베낀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교사의 말은 아이들에게 무게를 지닐 수 없다. 노력의 결과가 가장 정직하게 드러나는 곳이 학교다.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아이들은 성실과 책임보다 요령과 줄서기에 먼저 눈 뜨기 쉽다.
따뜻하고 공정하고 실력있고 성실한 교사를 통해 아이들은 친절,정직,성실,신의 같은 삶의 기본 가치를 배운다. 투철한 사명감과 열정으로 공부한 흔적을 어김없이 찾아내는 선생님은 무서울지 모른다. 그러나 정확한 평가는 노력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잘못을 감싸안는 보살핌은 비뚤어진 마음도 바로잡는다.
이런 좋은 교사는 어떻게 늘어나는가. 학생과 학부형,동료교사의 역할도 있겠지만 가장 큰 몫은 교장에게 있다. 교장이 알고 격려할 때 교사는 힘을 얻는다. 교직에서도 평가는 중요한 까닭이다. 교장이 자신에 대한 충성도가 아닌 아이들에 대한 열정으로 점수를 매기고 운영 또한 투명하게 하면 학교는 절로 좋아진다.
학교가 좋아지고 공교육의 수준이 높아지면 그 혜택은 무엇보다 저소득층 학생에게 돌아간다. 잘사는 아이들은 과외나 학원 수강으로 보충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은 학교 수업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력있고 따뜻한 교사가 넘치는 학교를 만드는 교장선생님은 또 어떻게 많아질 수 있는가.
바로 교육감의 철학과 투명성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형들에게 존경받는 교장과 그렇지 못한 교장,뚜렷한 성과를 내는 학교와 아닌 학교를 구분,대우와 지원을 달리할 때 공교육의 수준은 올라간다. 성과에 따라 상벌을 명확히 해 교육개혁을 이뤄냈다는 미셸 리 교육감의 예에 주목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다. 공교육은 교사의 수준과 열정,이를 판별하고 이끌어내는 교장과 교육감에 좌우된다. 미셸 리 교육감은 "아이들은 교사의 헌신에 따라 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획일적 평등주의에 따른 하향 평준화는 저소득층 자녀들의 실력 향상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계층을 고정시킬 수 있다. 수월성 교육 부정에 따른 국가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은 그 다음이다. 어떤 교육감을 뽑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앞날,교육의 미래,국가 경쟁력이 달렸다.
이문열 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엔 두 부류의 교사가 나온다. 학급 통솔을 반장에게 맡긴 채 아이의 하소연을 무시하는 교사와 기존의 획일적 학급 운영에 의문을 품고 개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교사다. 첫번째 교사의 무심함과 게으름에 묻혀졌던 반장의 비리와 횡포는 두 번째 교사의 관심으로 백일하에 드러난다.
사려 깊은 교사는 소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음악평론가 이강숙씨는 음악 전공의 계기로 초등학교 시절 한 은사의 특별한 지목을 꼽았다. 다른 선생님들은 노래를 시킬 때 으레 잘한다고 알려진 아이와 반장만 지명했는데 그 선생님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부반장도 해봐라" 했던 덕에 실력을 발휘하게 됐다는 얘기다.
교사의 위력은 이렇다. 사명감과 열정을 지닌 교사는 아이들 세계의 왜곡된 질서를 바로잡고 학생의 잠재력을 발굴한다. 오랜 학생 노릇과 학부형으로서의 경험을 종합해보면 좋은 선생님에겐 몇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는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교사는 공부,가정형편,생김새 등으로 학생을 차등 대우하지 않는다.
둘째는 관심과 정성이다. 좋은 교사는 교우 관계와 형편을 파악,말 못하는 문제도 해결해준다. 호랑이 선생님 반에 이지메가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셋째는 실력이다. 좋은 교사는 잘 가르치고 질문에 답한다. 학생이 이해하든 말든 넘어가고 물어보면 그것도 모르냐며 윽박지르면 학습의욕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넷째는 과제 검사다. 과제를 내주기만 하고 검사하지 않거나 열심히 한 것과 적당히 베낀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교사의 말은 아이들에게 무게를 지닐 수 없다. 노력의 결과가 가장 정직하게 드러나는 곳이 학교다.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아이들은 성실과 책임보다 요령과 줄서기에 먼저 눈 뜨기 쉽다.
따뜻하고 공정하고 실력있고 성실한 교사를 통해 아이들은 친절,정직,성실,신의 같은 삶의 기본 가치를 배운다. 투철한 사명감과 열정으로 공부한 흔적을 어김없이 찾아내는 선생님은 무서울지 모른다. 그러나 정확한 평가는 노력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잘못을 감싸안는 보살핌은 비뚤어진 마음도 바로잡는다.
이런 좋은 교사는 어떻게 늘어나는가. 학생과 학부형,동료교사의 역할도 있겠지만 가장 큰 몫은 교장에게 있다. 교장이 알고 격려할 때 교사는 힘을 얻는다. 교직에서도 평가는 중요한 까닭이다. 교장이 자신에 대한 충성도가 아닌 아이들에 대한 열정으로 점수를 매기고 운영 또한 투명하게 하면 학교는 절로 좋아진다.
학교가 좋아지고 공교육의 수준이 높아지면 그 혜택은 무엇보다 저소득층 학생에게 돌아간다. 잘사는 아이들은 과외나 학원 수강으로 보충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은 학교 수업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력있고 따뜻한 교사가 넘치는 학교를 만드는 교장선생님은 또 어떻게 많아질 수 있는가.
바로 교육감의 철학과 투명성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형들에게 존경받는 교장과 그렇지 못한 교장,뚜렷한 성과를 내는 학교와 아닌 학교를 구분,대우와 지원을 달리할 때 공교육의 수준은 올라간다. 성과에 따라 상벌을 명확히 해 교육개혁을 이뤄냈다는 미셸 리 교육감의 예에 주목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다. 공교육은 교사의 수준과 열정,이를 판별하고 이끌어내는 교장과 교육감에 좌우된다. 미셸 리 교육감은 "아이들은 교사의 헌신에 따라 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획일적 평등주의에 따른 하향 평준화는 저소득층 자녀들의 실력 향상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계층을 고정시킬 수 있다. 수월성 교육 부정에 따른 국가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은 그 다음이다. 어떤 교육감을 뽑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앞날,교육의 미래,국가 경쟁력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