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실적악화 우려 마케팅 축소…구입비용 10만원이상 늘어

일정 기간 사용을 약속하며 휴대폰을 구입하는 가입자에게 이동통신회사들이 제공하는 의무약정 보조금(최대 18만원)이 잇따라 줄어들고 있다. 이통사들은 단말기 할부 구입 지원금도 줄여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휴대폰을 구입하려면 지난달에 비해 10만∼2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KTF는 지난달 말 최대 18만원이었던 의무약정 보조금(쇼킹 스폰서 기본형)을 이달 초부터 최대 8만원으로 조정,약 한 달 새 10만원이나 줄였다. LG텔레콤도 최대 보조금을 18만원에서 14만원으로,SK텔레콤은 18만원에서 17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KTF는 단말기를 24개월 할부로 구매하는 가입자에게 최대 36만원을 제공하던 할부 지원금액(쇼핑 스폰서 고급형)도 지난 25일부터 최대 24만원으로 낮춰 지급하고 있다. 더블할인(쇼핑 스폰서 골드형) 프로그램 지원도 최대 24만원에서 18만원으로 줄였다.

KTF 관계자는 "2분기에 마케팅 비용을 너무 많이 썼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 지원액을 일부 조정했다"며 "가입자 한 명을 유치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이 20만원을 넘었지만 3분기에는 18만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도 조만간 휴대폰 할부 지원금을 줄일 예정이다.

이통사들이 잇따라 보조금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지난달까지만 해도 공짜로 살 수 있었던 30만원대 휴대폰을 앞으로는 10만원 이상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줄이는 것은 마케팅 비용을 너무 많이 써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3세대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경쟁 여파로 KTF는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SK텔레콤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5% 감소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분기 시장이 유례없이 과열된 점을 감안하면 이제 평년 수준으로 안정을 되찾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