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2차 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디스플레이 사업을 과감히 재편,'에너지+디스플레이' 전문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장기 비전을 내놨다.

PDP패널과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디스플레이 사업은 삼성전자와 힘을 합치고 태양전지 및 발전용 중대형 연료전지 등 신규 에너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한 것.이를 통해 올해 5조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연간 매출을 2013년 1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열린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은 2차 전지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현재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에너지 사업 비중을 2013년까지 65%로 확대,디스플레이 사업 중심의 회사 구조를 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삼성SDI는 소형 2차 전지에 이어 전기자동차(HEV)용 연료전지와 태양전지,발전용으로 쓰이는 중대형 연료전지 등의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우선 노트북 등에 쓰이는 소형 2차 전지는 신규 투자를 통해 현재 1조8000억원인 연간 매출을 2012년까지 4조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시장 점유율도 올해 18%에서 2010년까지 30%로 끌어올려 세계 1위인 일본 산요전기를 앞선다는 계획이다. HEV용 2차 전지는 연내에 독일의 자동차 전장업체인 보쉬와 합작사를 설립해 2015년까지 매출 16억달러,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이들 두 제품에 이어 차세대 태양열 발전용 연료전지와 사무실,병원,호텔,백화점 등에 쓰이는 무정전전원장치(UPS)용 연료전지도 개발하기로 했다.

이번 미래 성장 전략에는 최근 2∼3년간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재편 전략도 담겨 있다. PDP패널은 지난달 발표했던 대로 삼성전자와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이 PDP패널 사업부장을 겸임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AM－OLED사업 부문과 휴대폰용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모바일디스플레이(MD) 사업 부문은 오는 9월 물적 분할을 통해 별도 자회사로 독립시키기로 했다. 삼성SDI는 이 자회사를 내년 1월 삼성전자의 소형 LCD패널 부문과 통합해 가칭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란 합작법인으로 출범시켜 세계 소형 LCD패널 분야 1위 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시너지를 높이고 에너지 사업에 좀더 집중함으로써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골자"라며 "이를 통해 현재 5조3000억원에 불과한 연간 매출이 2013년엔 1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 2분기 해외 법인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6445억원,영업이익 108억원,순이익 496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전 분기에 비해 11.5% 늘었다. 영업이익은 2006년 4분기(영업이익 236억원) 이후 1년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