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은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이다. 가뜩이나 흐린 부동산 시장에 경기 침체라는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와 실수요자,부동산 중개업소 등 시장 관계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고유가와 증시 급락 등 위태위태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자금을 어디에다 투자해야 할지 투자자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려고 해도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뭔가 찜찜하다. 투자상품 가운데 동작이 느리지만 그만큼 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손쉬운 측면이 있어서다. 부동산 침체기에도 고정 수익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상품,틈새 투자 상품이 있는 만큼 좀 더 긴 안목을 가진 투자가 필요한 때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시장이 위축될 때는 한없이 추락할 것 같고 상승할 땐 끝도 없이 오를 것 같다"며 "지금이 새벽이 오기 직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먹이를 주우라는 얘기다. 김 사장은 "현 상황은 시장 자체 요인 때문이 아니다"며 "정부가 규제를 지속하다 보니 그 무게에 시장이 짓눌려 있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장 힘에 의해 위축됐다면 회복에 상당 기간 걸리겠지만 정부 규제 때문이어서 곧 부양책이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다.

구체적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를 강남 입성의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불패 신화'에 대한 미련 때문이 아니다. 강남권에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미 현실화됐다. 판교와 송파신도시를 제외하면 강남을 대체할 고급 주거지가 부족하다. 잠실 일대의 대규모 입주 물량이 몰려 있는 송파.강동 지역에서 특히 시장 진입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분양시장에선 청약 가점이 높은 사람은 소형 아파트나 분양가 상한제로 저렴하게 나올 유망 공공택지,대단위 역세권 민영 아파트 단지 등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8월에 분양 될 은평뉴타운이나 청라지구 김포 한강 신도시 등이 대표적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 "청약 가점이 낮고 다소 여유 자금이 있다면 분양가가 약간 높더라도 미분양 알짜 사업지나 순위 안에 마감이 어려운 랜드마크 위주의 중.대형 아파트에 청약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도심권 소형 오피스텔 △전세 비율이 높은 소형 주택 △역세권 아파트 △아파트형 공장 등에 주목하라고 권한다. 요즘 같은 경기에선 예상 수익률이 높은 상품보다 언제든 팔고 나올 수 있는 환금성 높은 상품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기 방어용 부동산 상품이다. 박 대표는 "요즘 투자자들이 소형 오피스텔 아니면 돈을 풀지 않는다"며 "서울 송파구에서도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이 다른 부동산을 앞지른다"고 전했다.

하나 더 꼽는다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임대사업도 추천할 만하다. 박 대표는 "대개 '깔세'라 해서 1년 임대료를 한꺼번에 받는데 이 돈을 고스란히 저축은행(원금과 이자를 포함하여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에 저축해 놓더라도 연 15% 정도의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