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경쟁으로 이동통신 1, 2위 사업자인 SK텔레콤KTF가 실적 내상을 입은 반면, LG텔레콤만 유일하게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이는 SK텔레콤과 KTF가 보조금 등 마케팅비에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붓는 동안 LG텔레콤은 외형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수익성 전략을 편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LG텔레콤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949억1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1조2546억원 규모로 7.8% 증가했다.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2분기 영업이익이 5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고, KTF는 영업손실 139억원으로 9년만의 적자라는 '실적 쇼크'를 보였다.

각사의 실적 명암은 마케팅 비용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SK텔레콤은 분기 최고치이며 전년 동기 대비 24% 가량 늘어난 8760억원을, KTF는 매출 대비 40%에 달하는 6161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실적 악화를 자초했다.

반면 LG텔레콤의 2분기 마케팅 비용은 2614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 수준에서 비용을 통제해 수익성을 높인 것이다.

LG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돈 상무는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에는 전략적으로 참여를 자제했으며 OZ(모바일인터넷) 데이터 서비스의 성공적 런칭 및 수익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경영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또 상반기 누적 가입자 수에서도 807만명을 달성해 연초와 동일한 17.9%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는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했는데, 상대적으로 LG텔레콤은 유통망 등 내부 체력이 강화됐고, 무엇보다 수익성 달성 의지가 매우 높다는 점이 양호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과거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면 3위 사업자가 더 크게 휘둘렸는데, 이번에는 그런 패턴을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텔레콤과 KTF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보조금을 낮추는 등 마케팅 비용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전 10시 7분 현재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강보합, KTF는 1.70% 내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