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윤경신, 베이징서 '마지막 불꽃'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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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자 핸드볼의 '월드스타' 윤경신(35, 두산)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다.
세계 정상급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년 간 뛰며 득점왕 타이틀을 무려 7회나 거머쥔 윤경신은 태극마크를 달고 오는 8월 열리는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 핸드볼 경기에 출전한다.
국내에서는 올림픽 기간에만 반짝 인기를 얻는 '한대볼'이지만 유럽, 특히 독일에서 윤경신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마치 지난 1970~80년 '갈색 폭격기'로 이름을 날리던 축구스타 차범근(55, 현 수원삼성 감독)의 인기와 맞먹는다고 표현하면 이해가 빠르다.
윤경신이 국내 복귀를 결정하자 독일의 유력지 슈피겔은 그의 특집기사를 6회에 걸쳐 내보낼 정도였다.
203cm의 신장과 뛰어난 탄력, 빠른 스피드에 시속 120km의 슛을 구사하는 윤경신은 지난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듬해 독일 굼머스바흐에 진출했다.
이후 그는 거칠 것이 없었다. 2006년까지 굼머스바흐에서 뛰며 하위권의 팀을 정상을 넘보는 강호로 탈바꿈시켰고, 함부르크SV로 이적해 올해 국내로 복귀하기 전까지 12년 간 득점왕 7회, 통산 2908골을 기록했다.
특히 윤경신이 기록한 통산 골 기록은 분데스리가 최다 기록(2위 2460골)으로서 당분간 깨지기 힘든 대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런 그는 지난 6월 독일 생활을 미련없이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두산과 3년 계약을 맺었다.
비록 '한대볼'이라고 불릴만큼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핸드볼이지만, 윤경신은 고국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짓고 싶다는 자신의 뜻을 지켰다.
이후 윤경신은 김태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첫 출전인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 이어 5번째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에게 내려진 특명은 지난 1988서울올림픽 은메달 이후 20년 만의 메달권 진입이다.
지난 92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2004아테네올림픽까지 4회나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윤경신 혼자로는 세계의 벽을 넘을 수는 없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강호 독일과 러시아를 비롯해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집트와 함께 본선 B조 경기를 치러야 한다.
사실 독일과 러시아는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자랑하는 팀들이어서 어려운 승부가 점쳐진다. 하지만 나머지 팀들은 해볼만해 윤경신은 이들을 잡고 1차 관문인 8강 진입의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다행히 익숙한 얼굴이 많다.
지난 1994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김태훈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조치훈(38, 독일 바링겐), 백원철(31, 일본 다이도스틸), 강일구(32,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노장들도 도전에 동참한다.
동생 윤경민(29, 하나은행)을 비롯해 이재우(29, 일본 다이도스틸), 박찬용(28, 인천도로개발공사) 등도 물이 올랐으며 정수영(23, 경남코로사), 정의경(23, 두산) 등 신예들의 활약도 매섭다.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려온 윤경신은 29일 낮 12시30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팀 폴란드와의 최종평가전에서 메달 가능성을 시험한다.
남자대표팀은 그동안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여자대표팀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영화 제목) 열풍'에 밀려 상대적으로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윤경신은 세계를 흔들었던 힘을 다시 발휘해 동료들과 함께 20년 만의 영광 재현을 바라보고 있다.
박상경기자 skpar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