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펀드 비중 높이고… 고루 담아 위험 대비

지난 5월 이후 2개월 동안 급락했던 코스피지수가 반등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달 중순께 장중 두번이나 1500선을 내줬던 지수는 지난 29일 급락에도 불구하고 '안도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장세 변화에 대비해 펀드투자 전략도 재점검할 시기가 다가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펀드 분석가들은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악재들이 3분기를 거치면서 조금씩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연말과 내년까지 내다보는 투자전략을 추천했다. 이들은 국내펀드 비중을 예전보다 조금 늘리는 대신 해외펀드는 성장성이 높은 이머징 증시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기본적인 전략으로 제시했다. 국내펀드는 시장 전망에 따라 대형 성장주와 중소형주,가치주 등 유형별로 비중을 나누고 해외펀드는 원자재 부국 중심으로 접근하되 저평가된 금융섹터 등 틈새상품을 적절히 활용할 것을 권했다.





◆하반기 투자전략은

펀드는 중장기 투자상품이므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약세장이 이어졌다고 해서 섣불리 환매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펀드의 경우 연초 가입자라면 최근 반등으로 손실이 일부 줄면서 환매의 유혹을 느낄 수 있겠지만 굳이 지금 환매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며 "3분기 이후 대내외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어서 더 길게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도 "과거보다는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겠지만 어차피 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며 오른다는 점에서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펀드전략으로 △국내상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 △해외는 핵심국가 위주로 압축하되 자원부국과 자원소비국으로 분산할 것 △서두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분할 투자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이재경 파트장은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고 겁내서 매도할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위험을 줄이면서 견디는 투자자가 결국 승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와 해외상품 비중을 기존의 6 대 4에서 하반기에는 7 대 3으로 조정,국내 비중을 약간 올릴 것을 권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국내주식형 40%,해외주식형 30%,섹터펀드 및 ELF(주가연계펀드) 20%,채권형 및 현금성 자산 10% 등으로 세분화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유망한 상품은

하반기 반등장세를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주가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형주 위주의 성장형펀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7월 말까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는 동안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던 상품들은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 '푸르덴셜파이팅코리아나폴레옹혼합' 등 대형주 펀드들이었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형주 위주의 가치주펀드에도 일부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다만 하반기 추세 상승 전환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대형주펀드 비중을 높일 시기"라고 주장했다. 대우증권은 대형주펀드와 가치주펀드 비중 모델을 기존의 4 대 6에서 5 대 5로 변경했다.

해외펀드는 신흥국가 위주의 분산상품이 무난하다는 평가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펀드를 주도했던 중국과 인도 상품들의 수익률이 지난해 이후 급락한 대신 올 들어 브라질과 러시아가 고공행진을 했지만 이마저도 최근 급격한 조정을 받아 변동성이 커졌다"며 "중장기로 보면 서로 보완 성격이 있는 브릭스펀드처럼 분산투자 상품이 낫다"고 설명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선진국 위주의 글로벌 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시기"라며 "주가 하락으로 가격매력이 커진 글로벌 금융주펀드,구조적인 수요증가로 강세가 예상되는 원자재와 대체에너지 등 섹터펀드들도 유망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