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역풍을 맞고 한국 증시가 1550선을 밑돌고 있다.

메릴린치의 자본 조달 소식이 악재로 불거진 탓에 오전 11시3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3% 넘게 떨어지며 지난 주말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전 주말 급등으로 반등 지속 기대감이 피어올랐지만 익숙했던 악재들이 다시 출현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있다.

7월을 불과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과연 이 같은 악재들이 다시 증시를 후퇴시킬 수 있을지 우려를 낳고 있다. 과연 8월 증시는 어떤 모습을 할 것인가.

대신증권은 우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인플레이션에 이어 다가올 글로벌 경기둔화라는 위험 요인을 감안하면 7월 주가가 저점이라는 신뢰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된다고 하더라도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 요금의 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소비자물가의 상승세는 하반기 중에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행이 8월에 금리인상 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우 경기둔화 및 유동성 위축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550~1750포인트를 범위로 내놓고, 화학, 철강, 조선, 기계, 전선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망종목으로 LG화학, POSCO, 한진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기아차를 선정했다.

우리투자증권은 8월에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윤학 애널리스트는 "1500선으로 하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유가반등, 달러 약세 선회 움직임,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가능성 등이 시장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혼재된 악재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8월 시장은 박스권에서 제한적인 반등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예상 범위는 1509~1680포인트로 추정했다.

반대로 현대증권은 낙관적인 의견을 내놨다.

과매도 국면 해소 과정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신용경색이 정점을 통과 중이라며 최대 1960포인트 상승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경기민감주와 금융주가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롯데쇼핑과 GS건설, 동양종금증권, 현대모비스, LG화학을 꼽았다.

NH투자증권도 8월이 국내 주식시장이 회복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정석 리서치센터장은 "국제유가 하락이 반전의 촉매가 될 것이며, 금융섹터의 위상이 위축되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영향력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 밴드로 1560~1720포인트를 내놨다.

섹터별로는 소재, IT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내놨다. 에너지, 의료, 소비재, 유틸리티는 중립. 산업재와 통신서비스는 비중축소하라고 권했다.

삼성증권 역시 8월에도 기술적 반등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밴드로 1540~170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성봉 연구원은 "29일 급락은 메릴린치 자본조달로 주주가치 희석이 걱정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금융주에 국한된 문제로 전체 금융위기가 다시 부각됐다고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2분기 국내 실적도 나쁜 편이 아니고, 증시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선물 베이시스가 좁아지고 있어 프로그램 매도 물량 출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회복에 기대치를 얼마만큼 가져가야 할 지 결정하는 것은 투자자 각자의 몫이지만, 악재의 재현에 따라 출렁거리는 시장을 볼 때 상승을 해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