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성장 씨앗' 곳곳에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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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태양광 이어 해운.항공업 투자
조선업 의존도 낮추기 포석 … 전담팀 신설
현대중공업이 조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광산 삼림 등 원자재 확보를 위한 자원개발사업에 시동을 걸었고,태양광 발전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를 만들기 위한 합작법인도 세웠다. 최근엔 해운업과 항공업에도 종자돈을 묻었다. '성장의 씨앗'을 곳곳에 뿌려 조선업 경기 변동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원자재 시장 노크
현대중공업은 최근 기획실 산하에 '자원개발팀'을 신설했다. 총괄 책임자로는 지난 5월 영입한 양봉진 전무를 선임했다. 양 전무는 세종대학교 경영대학원장과 기업이미지 전략기획업체인 인피니트 사장을 지냈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29일 "자원개발팀은 농업과 삼림 광산 등 원자재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원자재 시장 경험이 적은 만큼 다른 기업과 연계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해외 광산 투자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에서 조선업의 리스크를 헤지(회피)하기 위해 광산 지분 매입 등에 함께 나서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광산 투자에서 이익을 얻고,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선박 건조에 들어가는 후판(厚板) 값이 떨어져 조선업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농업과 삼림 분야는 러시아 극동지방 연해주를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월 연해주를 방문,'해외식량기지 확보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이 바빠지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해운♥항공업에도 관심
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코마스'라는 조그만 해운회사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37억원.이 회사는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바지선과 예인선을 일부 넘겨받아 다른 회사에 사용료를 받고 빌려주는 소규모 해운사업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물류회사인 하이난(海南)항공그룹과 함께 '그랜드 차이나 현대'라는 해운회사도 세웠다.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중국 물류시장에 한 발을 담가놓겠다는 의도다.
지난 23일에는 중국 지주회사를 통해 하이난항공그룹의 계열 항공사인 '그랜드 차이나 익스프레스 항공'과 지분 인수에 대한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 중인 이 항공회사 지분은 20%로 금액은 1억2000만위안(약 178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재무적 투자자로만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충북 음성군 소이공업단지에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완공했고,3월에는 KCC와 공동으로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조선업 의존도 낮춘다
현대중공업의 현재 사업 분야는 크게 여섯 가지다. 조선업이 전체 매출(1분기 기준)의 43.6%를 차지하고 △엔진기계 15.2% △건설장비 12.3% △전기전자 11.6% △해양 11.1% △플랜트 5.3% 등의 순이다. 대부분 매출을 선박 건조에서 뽑아내는 다른 조선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분야가 다각화돼 있지만 여전히 조선 분야 매출이 50%에 육박한다. 조선업 경기가 꺾이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들어 여러 사업 분야에 손을 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든든한 자금력은 현대중공업의 이런 행보에 힘을 싣는 원동력이다. 이 회사의 내부자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투자자산)은 3조원을 훌쩍 웃돈다. 여기에 계열사인 삼호중공업과 미포조선의 자금을 합치면 7조원에 육박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벌어놓은 돈에다 미리 받아놓은 선수금도 많아 투자 여력이 크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조선업 의존도 낮추기 포석 … 전담팀 신설
현대중공업이 조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광산 삼림 등 원자재 확보를 위한 자원개발사업에 시동을 걸었고,태양광 발전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를 만들기 위한 합작법인도 세웠다. 최근엔 해운업과 항공업에도 종자돈을 묻었다. '성장의 씨앗'을 곳곳에 뿌려 조선업 경기 변동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원자재 시장 노크
현대중공업은 최근 기획실 산하에 '자원개발팀'을 신설했다. 총괄 책임자로는 지난 5월 영입한 양봉진 전무를 선임했다. 양 전무는 세종대학교 경영대학원장과 기업이미지 전략기획업체인 인피니트 사장을 지냈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29일 "자원개발팀은 농업과 삼림 광산 등 원자재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원자재 시장 경험이 적은 만큼 다른 기업과 연계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해외 광산 투자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에서 조선업의 리스크를 헤지(회피)하기 위해 광산 지분 매입 등에 함께 나서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광산 투자에서 이익을 얻고,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선박 건조에 들어가는 후판(厚板) 값이 떨어져 조선업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농업과 삼림 분야는 러시아 극동지방 연해주를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월 연해주를 방문,'해외식량기지 확보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이 바빠지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해운♥항공업에도 관심
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코마스'라는 조그만 해운회사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37억원.이 회사는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바지선과 예인선을 일부 넘겨받아 다른 회사에 사용료를 받고 빌려주는 소규모 해운사업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물류회사인 하이난(海南)항공그룹과 함께 '그랜드 차이나 현대'라는 해운회사도 세웠다.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중국 물류시장에 한 발을 담가놓겠다는 의도다.
지난 23일에는 중국 지주회사를 통해 하이난항공그룹의 계열 항공사인 '그랜드 차이나 익스프레스 항공'과 지분 인수에 대한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 중인 이 항공회사 지분은 20%로 금액은 1억2000만위안(약 178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재무적 투자자로만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충북 음성군 소이공업단지에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완공했고,3월에는 KCC와 공동으로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조선업 의존도 낮춘다
현대중공업의 현재 사업 분야는 크게 여섯 가지다. 조선업이 전체 매출(1분기 기준)의 43.6%를 차지하고 △엔진기계 15.2% △건설장비 12.3% △전기전자 11.6% △해양 11.1% △플랜트 5.3% 등의 순이다. 대부분 매출을 선박 건조에서 뽑아내는 다른 조선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분야가 다각화돼 있지만 여전히 조선 분야 매출이 50%에 육박한다. 조선업 경기가 꺾이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들어 여러 사업 분야에 손을 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든든한 자금력은 현대중공업의 이런 행보에 힘을 싣는 원동력이다. 이 회사의 내부자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투자자산)은 3조원을 훌쩍 웃돈다. 여기에 계열사인 삼호중공업과 미포조선의 자금을 합치면 7조원에 육박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벌어놓은 돈에다 미리 받아놓은 선수금도 많아 투자 여력이 크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