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옛 글씨와 그림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달 29일 각각 개막한 '중국 서안비림(碑林) 명비(名碑)전'과 '중국 고대회화의 탄생'전이다.

'비림명비전'은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의 문묘(文墓·공자묘)에 있는 비림박물관이 1000년 가까이 수집한 명비 3500여점 가운데 125점의 탁본을 엄선해 선보이는 자리.기원전인 진나라부터 청대 이후까지의 비석과 묘지(墓誌),상(像)을 조성한 기록 등의 다양한 석각을 서예사의 흐름에 따라 알기 쉽게 보여준다.

서체별로는 서성(書聖·글씨의 성인)으로 불리는 왕희지의 우아한 행서와 구양순·저수량·우세남·안진경·유공권 등 일가를 이룬 당대(唐代) 대가들의 해서,장욱과 회소의 거침없고 자유로운 초서,소식의 행서,조맹부의 송설체(松雪體) 등 동양 서예의 전범으로 여겨져 온 명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또 글씨를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되는 진시황 때의 승상 이사의 소전(小篆)체 글씨 중 하나인 '역산각석'과 후한 말기 채옹(蔡邕)의 예서(隸書) 글씨인 '희평석경'(熹平石經)도 자리를 함께 한다. 8월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의 '중국 고대회화의 탄생'전은 선사시대부터 당대(唐代)까지의 국보급 유물 23점을 포함한 60여점의 중국 고대 회화를 선보이는 자리다. 선사시대의 토기와 옥기,춘추전국시대의 청동기,한대의 동경·화상전·화상석 탁본 등에 나타난 문양과 그림을 통해 중국 고대회화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내년 6월28일까지.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