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즉시 할인보다 청구서 할인
주유 할인은ℓ보다 % 기준으로
직장인 김모씨는 5년 전부터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신용카드를 주력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김씨는 그간 적립한 마일리지를 다 쓰고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신용카드를 더 이상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달부터 마일리지로 비행기를 탈 때마다 8000원의 공항세 외에 3만원이 넘는 유류할증료(국내선 왕복 기준)를 따로 내야 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을 고객들에게 추가로 부담시킨 탓이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대표적 소비 수단인 신용카드의 사용 패턴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 씀씀이를 줄이려고 현금 대신 여러 할인 혜택이 있는 카드를 이용하지만 자칫 현금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어서다.
우선 마일리지 적립 카드보다 포인트 적립 카드를 메인 카드로 사용하는 게 요즘 같은 인플레 시대에 좀더 적합하다. 국내 항공사들이 이달부터 마일리지로 국내선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유류할증료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마일리지 유효 기간도 5년으로 제한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포인트 카드는 포인트 사용처를 늘리고 있고 최근에는 포인트 적립률이 대폭 오르거나 포인트를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캐시백 카드도 나와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할인형 카드 중에서는 카드 대금이 청구될 때 할인액이 차감되는 '청구 할인카드'가 고물가 시대의 '강추(강력추천)' 상품이다. 반면 결제 시 바로 할인되는 '현장 할인카드'는 '비추(비추천)' 카드다. 청구 할인카드는 이동통신사 등에서 발급한 멤버십 카드와 함께 사용하면 더 많은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지만 현장 할인 카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결제한 돈의 20%를 청구 할인 형태로 깎아주는 '농협 마이원 카드'를 LG텔레콤 멤버십 카드(수요일 30% 현장 할인)와 함께 사용하면 할인률을 44%(30% 현장 할인+70%의 20% 청구 할인)로 올릴 수 있다.
대부분의 자가 운전자들이 이용하는 주유카드 중에서는 ℓ당 얼마씩 깎아주는 '정액할인(적립)형'보다 이용액의 일정 비율만큼 결제 부담을 덜어주는 '정률할인(적립)형' 카드를 사용하는 게 이익이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휘발유 ℓ당 가격이 1800원 이상을 유지한다면 정률할인형 카드의 할인폭이 더 크다. 현재 발급받을 수 있는 정액할인형 주유카드 중 할인율이 가장 높은 카드는 ℓ당 60원 할인 또는 80원을 적립해준다. 하지만 대표적 정률할인형 카드들은 주유소 결제액의 4%,5%를 각각 할인 및 적립해 준다. 이를 28일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기준(1909원) ℓ당 할인액으로 환산하면 76원(95원 적립)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