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마케팅 비용의 과다 지출을 억제하고 3세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오즈(OZ)' 가입자를 늘린 데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LG텔레콤은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 증가한 1조2547억원,영업이익은 12.7% 늘어난 949억원,순이익은 25.1% 증가한 676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같은 실적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2분기에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해 실적이 악화된 다른 이동통신사와 대비되는 것이다. 이 회사는 3세대 가입자 유치전쟁이 치열했던 2분기 동안 마케팅 비용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2614억원을 지출하는 등 자금집행 규모를 최소화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리지 않고 수익 중심의 경영을 펼친 결과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호조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또 지난 4월 내놓은 '오즈'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데이터 서비스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데이터 서비스 매출은 801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14%,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2.6% 늘어났다.

이 회사는 2분기에 11만8000여명의 가입자를 추가로 유치,상반기에만 총 26만5000여명의 가입자를 늘렸으며 6월 말 현재 가입자 수 807만3363명을 기록했다. 연초 제시한 연간 가입자 증가 목표치 40만명의 66%를 달성한 것이다. 김상돈 LG텔레콤 경영관리실장은 "하반기에도 성장과 수익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라며 "앞으로 성능을 크게 개선한 '오즈 2.0'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동통신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LG텔레콤의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훨씬 좋다"며 "마케팅비용 대비 순가입자 증가 수도 양호한 수준이어서 비용도 효율적으로 관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동통신사들이 하반기에는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해 하반기에도 LG텔레콤의 실적은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1만2000원을 제시했다. LG텔레콤은 이날 1.20% 오른 8450원을 기록,5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