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 내려달라" vs "무임승차 인정못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내년부터 지급결제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증권사들이 가입비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무임승차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지급결제망 특별참가금은 회사당 평균 2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들은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가입비를 낮추거나 분할 납부하게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급결제 업무란 지로 타행환 자동인출기(CD) 전자금융 등의 서비스를 뜻한다.

증권업계는 특히 100억원이 넘는 CD 참가금과 관련,은행에 비해 예금과 계좌 수가 훨씬 적어 고객들의 CD 이용 빈도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며 개인고객에게만 자금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가입금 산출 기준은 1992년 투자 비용과 예상 수익 부담금을 감안해 정한 것으로 그동안 외국계 은행 등에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권사가 가입에 따른 비용 부담과 향후 이득을 비교해 가입을 하든지 아니면 지금처럼 제휴은행을 통해 간접 참여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지급결제 업무를 위해 금융결제원 가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과도한 가입비로 진입 장벽을 친다면 공정거래법상 경쟁 제한 행위가 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