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개정된 가맹사업법에 맞춰 내달 4일부터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공정위에 등록하지 않은 프랜차이즈업체(가맹본부)의 가맹점 모집을 금지키로 함에 따라 프랜차이즈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또 14일부터 공정위에 등록된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가 인터넷을 통해 일반에도 공개된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맹 브랜드 80%는 미등록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전국 2465개 가맹본부(프랜차이즈협회 집계,작년 말 기준) 가운데 23%인 570개 가맹본부에서 724개 브랜드만 정보공개서를 접수했고,심사를 거쳐 등록이 완료된 브랜드는 480여개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계속 등록을 받을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전체 가맹 브랜드의 80% 안팎이 내달 4일부터 가맹점 모집을 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등록이 부진한 이유로 까다로운 등록 요건,홍보 부족 등을 꼽고 있다. 홍창표 프랜차이즈협회 전문위원은 "회사 일반 현황과 계약사항 등 기재 항목이 85개나 되고 증빙 서류까지 포함하면 A4용지로 40~50장을 제출해야 한다"며 "중소업체들로선 가맹거래사나 변호사 도움 없이는 작성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은 "임원의 법 위반 사실이나 거래주선 수수료 등 가맹본부가 공개를 꺼리는 내용이 많아 당분간 가맹점 모집을 못 하더라도 등록 자체를 미루는 업체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시장질서 확립 vs 창업 위축

공정위는 허위ㆍ과장정보 제공 등 등록제 위반 가맹본부에 대해선 중징계할 방침이다. 이경만 공정위 가맹유통과장은 "계약서가 없거나 예상수익을 구두로 약속하고 가맹점을 모집하는 행위가 근절돼 프랜차이즈 창업자의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창업 희망자는 내달 14일부터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통해 우량한 가맹본부를 선택할 수 있고 피해를 입을 경우 구체적인 계약사항이 포함된 정보공개서를 근거로 보상도 요구할 수 있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예비창업자들이 준비되지 않은 가맹본부의 가맹점 사업으로 실패할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며 "프랜차이즈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등록제 시행이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오구환 프랜차이즈협회 전무는 "시장이 정화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영세업체들이 몰락하고 대기업과 중견기업만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돼 결과적으로 가맹 창업의 기회가 줄어들고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